‘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지난 13일 카카오게임즈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사측과 간담회를 앞두고 마차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유저들이 요구하는 환불 및 위자료 지급 등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일부 유저들은 "환불보다는 카카오게임즈에 피해를 주는 게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또 다른 유저들은 실제 환불과 위자료 지급 가능성을 두고 소송비용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자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IP를 국외로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일본 게임사들의 '마이크로 컨트롤'은 심한 편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이게임즈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우마무스메의 장평, 자간 등 사소한 부분까지 본사의 허가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이 같은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며 적기에 대응하려는 신속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일본 서비스부터 이미 '학습'한 서브컬처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
한 우마무스메 유저가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에 성명서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윤지혜 기자
이른바 '경력자' 유저들에게는 국내 우마무스메 서비스의 비교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일본 서버가 꼽힐 수밖에 없다. 유저들은 일본에서 첫 출시한 뒤 1년여 동안 나왔던 업데이트의 내용, 서비스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숙지하고 있다. 일본 서버에서 실시했던 업데이트나 이벤트 등이 일종의 '정답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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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미숙한 운영은 이 같은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같은 이벤트를 하더라도 일본 서비스보다 재화를 적게 준다거나, 국내 운영진이 일본 운영진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다거나, 긴급 서버점검을 이유로 주요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는 운영방식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됐다.
"환불·위자료 달라" 불가능한 요구에 퇴로 막힌 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지난 23일 우마무스메 유저 201명은 법무법인 LBK앤파트너스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신적 손해배상 등의 명목으로 우선 1인당 20만원씩 지급을 요구했는데, 이 금액은 소송 과정에서 늘어날 전망이다. 유저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돈'으로 제시하면서, 게임 내 적절한 보상 등의 출구전략을 준비하던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결국 법정의 판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에서 현금 보상 방안을 고려했다 하더라도, 소송에 들어간 이상 이들에 대한 지급은 자신들이 '피해'를 줬다는 점을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 그림이 그려졌다"며 "부실한 서비스에 대해 돈으로 보상하는 전례를 남길 경우 업계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게임즈가) 유저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