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애플러./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의 '효자 외인' 에릭 요키시(33)가 지난 2일 6전 7기 끝에 KBO리그 통산 50승을 달성한 뒤 남긴 소감이다.
이렇듯 어느 선수에게나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KBO 1년 차 타일러 애플러(29)에게도 그런 순간이 시즌 종료를 앞두고 찾아왔다. 애플러는 지난 11일 고척 KT전에서 7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하면서 키움의 5-0 승리와 3위 재탈환을 이끌었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이 준수한 제구와 곁들여져 빛을 발했다.
타일러 애플러(왼쪽)가 11일 고척 KT전에서 1루수 김수환에게 공을 건네받고 있다./사진=키움 히어로즈
그렇다고 '애플러가 실패한다' 단정 짓기도 어려웠다. 히어로즈가 흙 속의 진주를 찾는 데 능한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들어진 진기록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지난 2일 요키시가 KBO리그 역대 10번째 '50승' 외국인 투수가 되면서 키움은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구단 50승 외국인 투수'를 3명 보유한 팀이 됐다. 요키시에 앞서 앤디 밴헤켄(43)은 156경기(2012~2017년) 동안 73승, 제이크 브리검(34·웨이치안)은 114경기(2017~2021년) 동안 50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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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서 통산 50승을 달성한 외국인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두산-KT, 102승), 다니엘 리오스(KIA-두산, 90승), 헨리 소사(KIA-넥센-LG-SK, 77승), 밴헤켄, 조쉬 린드블럼(롯데-두산, 63승), 에릭 해커(NC, 61승), 케이시 켈리(LG, 56승), 드류 루친스키(NC, 51승), 브리검, 요키시 등 10명이다.
'50승 외국인 투수'가 머문 적 없는 곳도 3팀(삼성, 한화, SSG)이나 되는데 자체 발굴만 3명이니 키움의 위엄이다. 또한 총액 25만 달러(밴헤켄), 50만 달러(요키시), 45만 달러(브리검)로 외국인 한 명에 배당된 금액의 절반 이하를 쓰면서도 데려온 선수들로 이룬 성과라 더욱 뜻깊다.
40만 달러의 애플러도 이들의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때 퇴출 1순위로 언급됐으나, 끝까지 버텨냈고 시즌 말미에는 부진의 원인(내려간 팔 각도)을 찾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전 활약을 보였다. 또한 9이닝 무사사구 5탈삼진 완봉승을 거둔 5월 27일 사직 롯데전은 애플러의 고점을 기대케 하는 경기였다.
1~2위, 3~4위의 팀은 어느 정도 정해진 가운데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남은 16경기 동안 어떻게든 이 0.5경기 차를 버텨내야 한다.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낸 애플러가 키움의 3위 수성과 더불어 자신의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게 될지 앞으로의 활약에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일러 애플러./사진=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