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72년 12월 달 탐사하는 모습. (C) AFP=뉴스1
그로부터 정확히 50년 뒤, 미국이 다시 달로 향한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에서 따온 이름처럼 2025년까지 여성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게 핵심 임무다. 아르테미스 1호(무인 궤도비행) 임무가 성공하면 2024년 2단계 유인 달 궤도 비행, 2025년 3단계 유인 달 착륙에 나선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처럼 단순히 달에 발자국을 찍는데 그치지 않고, 달을 거점 삼아 심(深)우주 탐사에 나선다. 달에는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원인 헬륨-3가 110만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70억 지구인이 1만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달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희토류 등 희귀광물이 많아 경제·산업적으로 가치가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약 10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달을 탐사하기 위한 상상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 우주로 떠나는 모습을 상상도로 나타낸 사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아르테미스 1호는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우주선 '오리온'으로 구성됐다. SLS는 RS-25 액체연료 엔진 4개와 고체 부스터 엔진 2개로 구성된다. SLS는 높이만 98m, 추력(밀어 올리는 힘)은 3990톤(t)에 달한다. 인류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제어해야 할 시스템이 늘어나 발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NASA는 최근 로켓을 발사대에 세워놓은 채로 누출 부위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실외 발사대에서 실내 조립동으로 이동시킬 경우 정비에 오랜 시간이 걸려 아르테미스 1호 발사가 10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NASA는 총 7곳의 접속 부위에 연료 누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점검한다. 점검 여부에 따라 발사 일정이 재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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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 기대 이상의 순항…2030년대 초 달 착륙선 자체 개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달 탐사선 다누리가 8일 오전 8시 기준 지구로부터 143㎞ 떨어져 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궤적수정기동에 나설 예정이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약 38만4400㎞(지구와 달의 평균 직선거리) 경로를 두고 4개월 반 동안 약 600만㎞를 항행한다. 연료 사용량을 25% 줄이고, 그에 따른 궤도선 무게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예컨대 제트기가 초고속 직선 비행하면 연료를 많이 쓰지만 글라이더가 중력을 활용해 비행하면 연료를 덜 쓰는 원리와 유사하다. 다누리는 8일 오전 8시 기준 지구에서 약 143만㎞ 떨어진 지점을 비행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향후 달로 향하기 위해 몇 차례 궤적을 수정한다. 다누리는 현재 예상보다 더 순항 중이어서 당초 계획된 궤적수정기동을 몇 차례 생략하기로 했다. 한국은 다누리 탐사에 그치지 않고 2030년대 초 직접 달에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항우연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9년간 약 6184억원을 들여 1.8톤급 달 착륙선을 독자 개발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사업비가 확정될 예정이다. 착륙선에는 탐사 로버, 달 토양의 휘발성 물질 추출기, 원자력전지 소형전력장치 등 각종 신기술이 탑재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착륙선 개발 목표.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최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과 진행 중인 달 우주기지 건설시기를 2027년으로 앞당기기도 했다. 지구 상공 390㎞ 지점에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톈궁'도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러시아는 미르 우주정거장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수십 년간 운영한 우주강국이다.
문홍규 그룹장은 "현재 우주에선 무엇을 어떻게 지켜야 한다는 규범이 따로 있지 않다"며 "미래에 제한된 달 자원을 놓고 경쟁하다 보면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우주개발은 지구 저궤도(600~800㎞) 수준에 목표가 맞춰져 있다"며 "국가 위상에 비해 우주 탐사 분야가 뒤처진 만큼 머나먼 우주로 나아가는 장기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창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9일(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 발사 기지에서 우주 정거장의 본체인 ‘톈허’를 실은 창정 5호B 로켓이 성공적인 발사를 하고 있다. (C)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