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아들 후원금 들고 도망간 아빠…아이 결국 숨졌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2.09.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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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S '김구라의 라떼9' 방송 화면 캡처/사진=채널S '김구라의 라떼9' 방송 화면 캡처


희귀병 치료비로 모은 거액의 후원금을 들고 도망간 비정한 아빠 때문에 세상을 떠난 아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S 예능 프로그램 '김구라의 라떼9'에서는 분노와 충격을 동시에 안기는 '분노 유발자들'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황치열이 스페셜 MC로 참석했으며, 게스트로는 그룹 스카이리 지니와 가수 김창연이 출연했다.

이날 '철없는 분노 유발자들' 1위는 '철없는 ○○의 선 넘은 일탈'이었다.



MC 김구라는 "이 이야기를 듣고 욕 참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에 사는 두 살 아기 미구엘 가족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구엘은 아빠 마테우스, 엄마 카린, 10살 형이 있는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미구엘은 안타깝게도 생후 100일이 조금 넘어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이는 척수에 있는 운동 세포가 퇴행해 근육이 약해지는 질환으로, 희귀한 병인 탓에 치료제 6회분의 가격이 약 5억5000만원에 달할 만큼 치료에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미구엘의 가정 형편은 좋지 않아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미구엘의 부모는 인터넷에 아들의 사연을 올려 온라인 모금 활동을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줬다. 브라질 유명 축구선수가 자신의 유니폼을 경매에 올리는가 하면 유명 가수, 배우 겸 코미디언 등이 후원에 동참하며 1년 간 기부금 3억원이 모였다.

/사진=채널S '김구라의 라떼9' 방송 화면 캡처/사진=채널S '김구라의 라떼9' 방송 화면 캡처
그런데 미구엘 엄마는 어느날 기부금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놀랍게도 기부금 횡령의 범인은 바로 미구엘의 아빠 마테우스였다.


마테우스는 아들을 위해 처음에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기부금이 쌓이면서 마음이 변했던 것. 마테우스는 직장도 그만두고 미구엘 후원 캠페인에도 동참하지 않고, 가족을 버린 채 사라졌다.

남편이 아들의 치료비를 들고 도망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 카린은 경찰에 신고했고, 마테우스는 한 달 뒤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붙잡혔다.

그는 여자 폴댄서들에게 돈을 주는 등 후원금을 흥청망청 썼고, 후원금을 훔친 것을 SNS에 자랑하기도 했다. 그가 머물던 방에서는 명품 시계, 향수는 물론 마약까지 발견됐다.

마테우스는 붙잡혔을 당시 그는 후원금 3억원 중 2억원을 탕진한 상태였고, 심지어 사용한 2억원 중 1000만원은 마약상이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에 투자했다고 해 분노를 자아냈다.

마테우스가 돈을 횡령하는 바람에 미구엘을 위한 기부 캠페인은 치료비가 채 모이기도 전에 중단됐고, 통장은 압류됐다.

결국 미구엘은 양심 없는 아빠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야기를 들은 지니는 "양심이 없다"며 분노했고, MC 김구라 역시 "이 인간은 인간쓰레기"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MC 황치열 역시 "너무 마음 아프다. 어떻게 손을 써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고, 기부금도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아들의 치료비를 횡령한 아빠 마테우스는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엄마 카린은 남편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를 한 후 세상을 떠난 아들 미구엘과 같은 병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활동 중이라고 한다.

한편 채널S '김구라의 라떼9'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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