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1000억, 유한 800억…연구비용→자산화 '쏠쏠'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8.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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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1000억, 유한 800억…연구비용→자산화 '쏠쏠'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 상당 부분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대웅제약 무형자산 개발비는 1000억원, 유한양행은 800억원을 넘었다. 동아에스티도 전기말과 비교해 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가 74% 증가했다. 연구비를 회계상 자산으로 처리하면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들 회사의 단기 이익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약의 R&D 비용은 임상 3상 시작부터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승인부터 가능하다. 무형자산 개발비가 높다는 것은 임상 시험이 순항 중이며 상업화가 임박했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연구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 추후 감가상각이 진행되면서 자산 가치가 조금씩 깎이기 때문에 연구비를 여러 해에 걸쳐 나눠서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112,200원 ▲1,700 +1.54%)은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 개발비 자산화 금액이 1013억2593만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의 829억1498만원보다 약 184억원 늘었다.

SGLT-2 억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 임상 비용 약 47억원이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새로 자산화된 비용 184억원의 25.5%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 개발과 관련해 단일제와 2·3제 복합제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오는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에서 SGLT-2 억제제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대웅제약이 개발하는 국내 최초의 SGLT-2 억제제다"고 설명했다.

'펙수클루'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비용 37억5000만원도 무형자산으로 인식됐다. 전기말 18억3000만원보다 약 19억원 늘었다. 펙수클루는 올해 하반기 출시한 대웅제약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으로 최근 위염 치료까지 적응증을 넓혔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7월 출시 첫 달에 약 10억70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71,200원 ▼300 -0.42%)은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 개발비 자산화 금액이 845억41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기말 712억원에서 133억원 증가했다. 증가한 무형자산 대부분은 표적 항암제 '렉라자'의 개발비다.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렉라자 임상 3상 비용 715억원을 자산으로 인식했다. 전기말 인식 금액인 613억원보다 102억원이나 늘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이다.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됐으며 글로벌에서 단독·병용 등 다수의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앞서 얀센은 자사의 아미반타맙과 렉라자 병용 요법이 오는 2025년에 연간 매출 50억 달러를 달성할 5대 파이프라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동아에스티 (66,700원 ▼2,300 -3.33%)는 올해 상반기까지 233억원의 연구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스텔라라 바이오 시밀러 'DMB-3115'의 임상 비용이 21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기말 134억원에서 77억원을 추가로 자산으로 인식했다. 스텔라라는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한 해 약 9조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다. 동아에스티는 반기 보고서에서 "2024년 DMB-3115의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의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신약 'DA-8010'의 임상 비용 21억원도 새롭게 자산으로 인식됐다. DA-8010은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국내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동아에스티는 DA-8010을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으로 오는 2025년까지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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