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리스크 다 잡는다"... 하이브리드 펀드, 투자 한파 넘을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2.08.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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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최근 금리 인상으로 투자 환경이 위축되자 프로젝트 펀드가 자취를 감췄다. 한 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 특성상 위험회피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2분기 벤처캐피탈(VC)들은 1000억원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하반기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 고금리 기조 속에 주요 출자자(LP)들은 금고를 걸어 잠갔다. 추가 출자하지 않겠다는 곳들이 많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이던 2020~2021년 비상장주식 투자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던 증권사 고액자산가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이들 대부분은 상장이 임박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IPO 시장이 고꾸라지면서 이들의 수익률도 바닥을 쳤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프리 IPO 단계 비상장주식들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상장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만 하더라도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앞두고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대표가 직접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가 빈번하게 있었지만 이제는 자취를 감췄다"며 "종종 스타트업에서 요청이 오긴 했지만 성사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퓨처플레이와 삼성증권이 최근 내놓은 개인투자조합 '유니콘 펀드'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니콘 펀드의 총 결성액은 143억원이다. 투자 혹한기 개인투자조합으로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펀드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이유에 대해 퓨처플레이는 유니콘 펀드만의 독특한 펀드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유니콘 펀드의 특징은 특정 자산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와 운용사 재량으로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가 혼합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펀드'"라며 "양 펀드가 가진 리스크를 해소를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가 계획한 유니콘 펀드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이런 특징을 알 수 있다. 퓨처플레이는 유니콘 펀드의 첫 투자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서울로보틱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총 결성액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기존 블라인드 펀드에서 보기 힘든 투자 비중이다.


퓨처플레이는 남은 93억원은 1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소액이지만, 다양한 곳에 균등하게 투자하는 전형적인 블라인드 펀드 형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인투자조합의 경우에도 투자 비중이 큰 중심 자산은 있기 마련이었지만,이렇게 비중이 큰 건 이례적"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펀드 구조만으로 얼어붙은 투자를 녹이기엔 무리가 있다. 한파만 지나가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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