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최고가…"쌀 때 살걸, 연말까지 오른다"는 이것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8.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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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14년 만에 최고점 찍은 천연가스

편집자주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으로 꼽히던 유가와 소맥 등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연일 고공행진하며 연중 최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원자재도 있다. 바로 '천연가스'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북미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0.61 % 하락한 100만BTU(열량단위) 당 9.18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엔 100만BTU당 9.329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 8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미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날 기준으로 지난해 말(12월31일) 보다 약 1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국제유가(WTI 기준)가 20%,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이 4%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북미 천연가스 가격이 유일하게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건 높아진 LNG(액화천연가스) 수요와 관계가 깊다.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으로의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공급이 줄어들었다. 이에 유럽에선 미국산 LNG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14년 만에 최고가…"쌀 때 살걸, 연말까지 오른다"는 이것은?


미국 LNG 터미널 화재로 가격 '뚝'…한달 만에 회복
앞서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북미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6월8일 미국 전체 LNG 수출 용량의 약 16%를 차지하는 프리포트(Freeport) 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수요와 재고량에 따라 움직이는데 유럽으로의 수출이 막히면서 단기 재고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에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00BTU당 8~9달러선을 유지하던 천연가스 가격은 한달 만에 5.5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북미 천연가스 가격은 1달만에 또다시 9달러 선을 돌파했는데 유럽의 에너지난 우려에 따라 미국산 LNG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을 통한 천연가스 수출량을 40% 줄였는데 최근 다시 2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겨울철 난방용 천연가스를 비축해야하는 유럽 국가들은 미국산 LNG에 더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난방시즌 전까지 천연가스 수요가 공백기이나 유럽으로의 수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천연가스 가격이 조정을 받더라도 유럽으로의 수출 기대가 반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14년 만에 최고가…"쌀 때 살걸, 연말까지 오른다"는 이것은?
올 들어 150% 상승한 천연가스 ETN…관련 기업도 눈여겨봐야
NH투자증권은 연말까지 북미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BTU당 10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11월부터 겨울철 난방 수요 시즌이 시작되기에 그 사이에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수도 있다고 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수요 비수기인 9월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북미 천연가스 가격이 당장 100BTU당 10달러 선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올 4분기부터 미국 프리포트 터미널에서 LNG 수출이 정상화되고 11월부터 난방시즌이 시작되면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부터 천연가스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이 좋았다. 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 (4,060원 ▼165 -3.91%)은 지난해 말 보다 약 150% 증가했다. 혹은 천연가스를 공급, 판매하는 국내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천연가스 관련 기업으론 삼천리 (92,200원 ▲100 +0.11%), 한국가스공사 (27,350원 ▼250 -0.91%), 지에스이 (3,300원 ▼70 -2.08%), 경동도시가스 (19,310원 ▲10 +0.05%) 등이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올해 가스도매사업의 별도 영업이익은 약 1조3000억원으로 2013년 1조3600억원 달성 이후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하반기 해외 사업 실적은 호주 프렐루드(Prelude)가 3분기 파업, 4분기 정기보수할 것이란 변수가 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젝트들은 높은 에너지가격에 따라 여전히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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