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병에 5000원?"…술값에 놀라 이 가전에 꽂혔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2.08.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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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맥주 한 병에 5000원이라니,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오른 것 아닙니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며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치맥'(치킨+맥주) 가격이 급등하자 직접 술을 빚는 '신가전' 수요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혼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비싼 외식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다. 업계는 레시피를 다양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을 시도하는 등 가전 불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폭염과 잦은 비, 전세계적인 물류비의 급등 등으로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약 3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외식 메뉴 중 치킨이 1년 전보다 11.4%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맥주(7.7%)와 소주(6.8%) 등 주류 가격도 상승했다. 이외에도 삼겹살(11.2%), 피자(8.5%) 등 통계청이 집계하는 전체 외식 품목 39개의 물가가 모두 올랐다.



업계는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는 '홈브루잉' 시장이 2017년 433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3년 37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태어난 2030세대) 사이에서 '취하는 음주' 대신 '즐기는 음주'가 확산하면서 개성 있는 소비가 각광받으면서다. 외식 가격 급등으로 가계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면 '자급자족' 방식을 택하는 가정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LG전자가 선보인 프리미엄 수제 맥주 제조기 홈브루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최근 고객이 직접 맥주 원료를 조합해 800가지 이상의 다양한 맥주를 제조할 수 있는 홈브루 신제품을 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판매량이 지속 상승해 온 홈브루 고객들의 맥주 레시피 다양화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제품이다. 색상에 따라 출하가 기준 144만~149만원대로, 집 밖에서도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병입 숙성 기능'을 갖췄다.



실용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운영 중인 홈브루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자마자 나흘간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에일·라거 등 다양한 레시피와 14일에서 10일로 짧아진 제조 기간, '나만의 조합'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개성 있는 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홈브루 레시피' 공유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삼성전자의 복합 조리가전인 '비스포크 큐커'도 전자레인지·오븐·그릴·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한 데 모아 320가지의 큐커 전용 레시피를 제공한다. 기존 간편식에서 레스토링 간편식과 치킨 등 육류, 다이어트 식품, 어묵 등 외식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품목을 조리할 수 있다. 출시 1년을 맞아 협력사가 8곳에서 18곳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누적 판매량은 12만대를 넘어섰다.

이들 가전의 공통점은 세련된 디자인과 좁은 공간에 적합한 크기,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레시피를 갖췄다는 점이다. 냉장고·세탁기 등 크고 활용이 제한적인 기존 백색가전보다 유연한 사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취미와 실리를 모두 챙기는 '취테크'(취미+재테크) 소비가 늘면서 신가전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선호도에 따라 소비하기 때문에 가전 불황에 영향이 적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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