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근 도로에 침수됐던 차량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보험료 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다. 침수 차량 차주 개인 보험료의 할증 여부와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모든 가입 고객의 보험료 일괄 인상 가능성이다.
연휴였던 지난 주말에도 수도권과 충청권에 작지 않은 비가 내렸으며, 이달부터 10월까지는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특히 침수 자동차 중 가격이 높은 외제차나 국산 고급차들이 예년에 비해 많다는 게 특징이다. 피해 건수와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침수 피해를 입은 차주들과 그 외 가입자들 모두 인상된 보험료를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 담보', 이른바 '자차보험' 특약에 가입돼 있는 차량의 침수피해는 보험금이 일정 기준 이상 제공되면 보험료가 그 다음해부터 증가하는 할증 대상이 아니다. 정상 운행 중 침수 지역을 지나가면서 물이 차내로 들어온 경우, 정상 주차된 상태에서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침수된 경우 모두 자연재해로 인정돼 무과실 사고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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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수나 태풍으로 이미 물이 불어난 곳을 운행하다가 침수된 경우는 자기 과실이어서 손해액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
침수 피해 차주뿐만 아니라 전체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가능성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 자동차보험료는 한해 동안 발생하는 손해율 영향을 받는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3% 정도로 여겨진다.
지난 몇 년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누적 적자만 3조원에 육박했다. 그런데도 자동차보험료는 인상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자동차부문 손해율이 개선돼 4년만에 3981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도 1분기 코로나19 재확산과 2분기 유가 상승으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손해율이 여전히 양호하다. 흑자를 냈던 지난해보다 손해율이 더 떨어졌다. 집중호우 영향으로 8월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악화되긴 하겠지만 누적 손해율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피해가 3분기 내내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선 손해율 악화로 자동차보험 부문이 적자가 난다해도 현실적으로 보험료를 올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