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기우는 지난달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기견 세 마리 해외이동봉사를 했다며 올린 사진. 이기우 다리 사이 개는 이기우가 지난해 입양한 유기견 테디다. 이기우는 "(개들아)꽃길 걸으러 가자"라며 "해외이동봉사 어렵지 않다"고 글을 썼다./사진=배우 이기우 인스타그램 갈무리.
성씨는 "개농장 개들이 좁은 철창에 살다가 잔혹하게 죽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개들이 새 삶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나마 미국, 유럽 같은 곳에서는 대형견을 선호하는 덕에 가끔 입양 신청이 들어온다. 문제는 비용이다. 개를 비행기에 '화물'로 실으면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600만원 돈이 든다. 대부분 보호소 예산은 소액 후원으로 구성되는 탓에 넉넉지 못하다.
시바 믹스견(잡종) 핑퐁이는 올초 산불이 난 경북 울진군의 한 개농장에서 구조됐다. 오는 19일 미국으로 입양을 간다. 성해림씨(23)가 핑퐁이 이동봉사를 맡기로 했다. 성씨는 "입양 자체가 어려운데 해외 입양이 성사돼도 이동 비용이 적잖게 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 가졌던 문제인데 이제야 이동봉사자로 도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사진제공=동물권단체 독드림.
대식과 토토로 이동봉사는 미국 국적 40대 송모씨 부부가 맡았다. 송씨는 20여년 전 서울 근교를 지나다가 우연히 개 도축 장면을 목격한 후 한국 동물권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애견 미용을 하는 동생 소개로 이동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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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연예인들도 이동봉사를 했다. 이효리, 유연석이 대표적이다. 배우 이기우도 지난달 미국 여행길에 유기견 3마리 이동봉사를 했다. 이기우는 "내 한시간이 유기견과 입양 가족에게는 평생 선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기우 말처럼 1시간 남짓 시간만 내면 이동봉사를 할 수 있다. 비행기 타기 전 필요한 동물 '사전검역'은 보호소 측이 미리 해두는 일이 대부분이다. 반려동물 요금도 보호소가 지불한다. 봉사자는 탑승 수속을 위해 평소보다 30분가량 일찍 공항에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 외국에 도착해서는 동물 수하물을 수령하고 공항에 기다리는 입양 가족 또는 현지 동물권단체에 인계하면 된다.
미국 국적 송모씨 부부는 지난 14일 미국에 입양가는 믹스견 대식이와 토토리 이동봉사자를 맡았다. 이들이 맡은 일은 단순했다. 평소보다 공항에 30분가량 일찍 도착해 대식이와 토토리를 위탁수화물로 맡기면 된다. 임무는 간단하지만 동물권단체로선 해외 입양에 드는 비용을 상당히 절약했다고 한다./사진제공=동물권단체 독드림.
김영환 케어 대표는 "봉사자가 나타나 주는 것만으로 새 삶을 찾아가는 동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하는 일은 공항에 일찍 도착하는 것밖에 없지만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