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된다.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평균 월 1천525원, 가스요금은 가구당 월 2천220원의 부담이 늘어난다. 오는 10월에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또 동시에 인상된다. 가계와 자영업자 등의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30일 서울시내 다세대주택의 가스 계량기 모습. 2022.6.30/뉴스1
12일 한전에 따르면 상반기 영업적자는 14조30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전기판매 수익이 2조5015억원 증가했음에도 연료비·전력구입비 증가분 17조4233억원을 따라잡지 못했다.
다만 이같은 판매량 증가와 전기요금 인상분은 전력 발전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의 가격 상승 폭을 커버하지 못했다. 상반기 LNG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32.7% 오른 1톤(t) 당 134만4100원이었으며 유연탄은 221.7%오른 1톤 당 318.8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한전의 연료 구입비는 14조7283억원으로 전년동기(7조9044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7.
한전 입장에서는 전기를 팔수록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이라는 대외적 악재에 유동적으로 대처하는 현실적 방안은 전기요금 현실화다. 전력 발전 단가가 상승하면 전기요금을 올리고 단가가 하락할 경우 요금 인하가 적용되는 전기요금 체계는 이미 구축돼 있다. 다만 정치적 이유와 서민 부담을 이유로 전기 요금 인상보다 유보·인하 결정이 더 잦았다.
관련 법에 따라 분기별로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요금' 변동폭을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7차례의 기회동안 요금 '유보'는 4번, '인상' 2번, '인하' 1번이였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분기 국제 연료 가격 하락에 따라 연료비 조정요금이 1kWh 당 3원 인하됐으며 4분기 3원 인상에 이어 올해 3분기에 5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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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요금 인상폭으로는 발전 단가와 SMP 상승 폭에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14.8원, 2분기 33.8원, 3분기 33.6원 인상한 연료비 조정폭을 두고 물가당국과 협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기요금이 연료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전은 경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사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이날 기준 한전 회사채 발행 잔액은 54조5000억원이다. 지난달 53조2000억원에서 한달사이에 1조3000억원이 늘었다. 14조 적자와 함께 '언젠가 갚아야 하는' 돈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고육지책으로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법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2021년 말 기준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은 45조9000억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발행 상한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