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쇼크' 삼전·하이닉스 뚝뚝…증권가에서 보는 '바닥'은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8.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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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 쇼크' 삼전·하이닉스 뚝뚝…증권가에서 보는 '바닥'은


악재가 겹겹이 쌓였다. 우리나라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의 이야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연일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한 가운데 반도체 업황마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뚝뚝 떨어진다.

위기의 韓 반도체?…美 반도체 실적 내리자 주가 '뚝뚝'
10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전일 대비 1200원(2%) 내린 5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약 한 달 만에 '6만 전자'가 깨진데 이어 오늘 다시 58층까지 밀려나는 모양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도 전 거래일보다 2900원(3.05%) 급락한 9만2200원에 거래 중이다. '9만닉스'마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8만닉스'를 코앞에 두고 있다.

간밤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관련 업종 주가가 급락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57% 떨어졌다. 이는 일일 낙폭으로는 지난 6월16일 이후 최대치다. 이날 마이크론(-3.74%), 엔비디아(-3.97%), 인텔(-2.43%), 퀄컴(-3.59%), AMD(-4.53%), 브로드컴(-2.3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 반도체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에 이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마저 실적 전망치를 내리면서 반도체 투심이 악화됐다. 이날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액을 68억~76억 달러보다 낮췄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오는 3분기에도 매출과 현금흐름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악화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업종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엔비디아도 GPU(그래픽 칩) 수요 둔화로 5~7월 분기 매출액이 5월에 예상했던 81억 달러 대비 17% 내린 67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가이던스 하향을 연달아 제시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 둔화가 기존 시장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美·中 사이 '샌드위치' 신세?…'반도체지원法·칩4동맹' 어쩌나
'美반도체 쇼크' 삼전·하이닉스 뚝뚝…증권가에서 보는 '바닥'은
여기에 더해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불이 번지는 모양새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반도체 지원법'으로 불리는 '반도체 및 과학 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이후 대통령 서명까지 받으면서 정식 발효됐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총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업체에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미 텍사스주에 공상을 증설하려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혜택을 받을 여지도 있다.

그러나 법안 목적이 중국 견제에 있다는 점이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해당 법안으로 지원을 받은 기업은 앞으로 반도체 관련 시설을 중국에 확대하기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이후 중국에서 반도체 관련 거래를 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계약 위반이라고 판단하면 지원 자금을 회수 당할 수도 있다.

최근 '칩4(미국, 한국, 일본, 대만) 동맹' 참여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미 국내 반도체 대장주 주가에 불똥이 튄 가운데 미·중의 반도체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칩4 동맹은 중국을 제외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조직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어 미국의 '중국 견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위기를 기회 삼아 분할매수를 권고하는 증권가 의견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상무는 "메모리 반도체 주식으로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투자자라면 이제부터 실적 하향과 함께 주가가 추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 관점으로 천천히 매집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상상인증권은 삼성전자 최저점으로 5만4000원~5만7000원, SK하이닉스 최저점은 9만원~9만5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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