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2021년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태양광 발전소/사진제공=한화큐셀
미국 상원은 7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법인세 증세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찬성 51 대 반대 50으로 가결 처리했다.
오는 12일쯤 하원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안이 발효된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내 생산제품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고 있어 미국에 사업장을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 업체가 유리하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내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갖고 있고 내년에 1.4GW 규모 공장을 추가 가동한다. 지난해 미국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REC실리콘 최대 주주가 되는 등 미국산 제품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양광 업스트림(폴리실리콘·웨이퍼·잉곳)-미드스트림(셀·모듈)-다운스트림(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을 전부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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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화큐셀은 미국 주거용 및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세제 혜택이 커지면 추가 투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미국 사업 비중이 현재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 한화솔루션의 세제혜택은 1~5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미국 내 태양광 수요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도 미국 태양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짐에 따라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한화솔루션과 OCI를 초대해 '태양광 동맹'을 다지기도 했다. 태양광 부문은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아 한국 기업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풍력 발전 역시 세액 공제 대상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풍력 생산 세액 공제(PTC)가 2050년까지 연장되면, 2022년 이후 종료될 때와 비교해 미국 풍력 발전량이 약 24%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에서 지연됐던 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글로벌 1위 풍력타워 업체인 씨에스윈드와 동국S&C 등의 기업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올 1분기 기준 씨에스윈드 매출 중 미국 비중은 30%다. 동국S&C도 미국 매출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배터리·소재 기업들도 수혜…'북미 진출' 韓 배터리 전성시대
SK온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5년 북미에서만 각각 220GWh(기가와트시), 151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SDI도 2025년 23GWh 규모 공장을 완공하고 33GWh까지 늘릴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도 미국 진출을 예고했거나 확정지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미국 켄터키주에 약 3300억원을 투자해 양극박 생산기지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법안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완성차 기업엔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산 원자재에 대한 규제도 강화돼 완성차업계에서 고려할 사항도 많아졌다. 현대차의 경우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는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 중이며, 조지아주에 짓는 공장은 오는 2025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라 내년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