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 점지한 '구원투수'로...롯데쇼핑, '유통1번지' 명성 되찾는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2.08.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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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롯데 부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앞으로 더 많은 혁신과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42년 롯데쇼핑의 첫 비(非) 롯데맨 수장인 김상현 부회장(유통군 총괄대표)이 롯데를 바꾸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과감하게 단행한 '외부수혈'이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부진 탈출이 시작됐다는 평이다. 모처럼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수 년간 조직 개편과 뼈를 깎는 점포 구조조정의 결과이면서 구성원들이 무력감에서 벗어날 계기가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9019억원으로 전년 동기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이 882% 늘어난 74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증권가 컨센서스 였던 영업이익 585억원, 순이익 59억원을 넘어서는 성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최근 수 년간 지속됐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춘 오프라인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점포 핵심 사업부인 백화점과 마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백화점은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고 마트도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이어갔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부의 펀더멘털이 견고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업황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 아닌 각 업태내에서 경쟁 우위까지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7년 이후 4년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내리막을 걸었다. 4년간 영업이익은 4분의 1토막이 됐고 매출액도 13% 줄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반등에 성공한 경쟁사에 밀리며 시장점유율도 하락하는 등 체면을 구겼다. 이후 200여개의 점포 구조조정, 리뉴얼, 희망퇴직 등 반등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다. 그 결과 5년만에 턴어라운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롯데쇼핑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0.9%, 94.4%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외부 출신 CEO들이다. 올해 초 영입된 김상현 부회장과 백화점 수장에 오른 정준호 대표는 임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펼치며 '파격' 행보를 보여왔다.

김 부회장은 취임 초부터 전국의 점포들을 방문하며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유통군 CEO들이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비전과 모멘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더불어, 각 계열사의 체질 개선을 통해 본업 경쟁력 및 재무 구조 혁신 작업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유통1번지' '고객의 첫번째 목적지'라는 공통 비전을 제시하고 중장기 전략을 구성원들에 공유했다.

지난해 12월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 취임한 정준호 대표도 기존 대표들과는 다른 파격 행보를 선보이며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취임 이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첫 인사를 한 정 대표는 내부망에 '#주노 뭐하니?' 코너를 만들어 자신의 일상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공유하며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상품본부를 강남으로 이전해 집중형, 개방형으로의 업무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한편, MD 및 상품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했다.


이들은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실행을 기반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하반기 VCM(밸류크리에이션미팅)에서 "CEO의 중요한 덕목은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새롭게 정의해달라"고 했다. 특히 "새로운 비전과 전략의 실행에 필요한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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