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문자 파문에 이준석 동정여론 확산…판 뒤집히나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2.07.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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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의 발전을 강조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며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SNS 캡처) 2022.7.26/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의 발전을 강조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며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SNS 캡처) 2022.7.26/뉴스1


'내부 총질' 문자 논란으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가 흔들리면서 국회를 벗어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당대표 중징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개입됐다는 의구심도 피어나고 있다. 이에 침묵하며 전국을 유람하던 이 대표 역시 목소리를 내면서 동정 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노출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간 문자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해 논란이 됐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고 침묵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겨냥했다.

울릉도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며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했다.



여의도 정치권을 '그 섬'이라고 지칭하며 사실상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그간 '윤핵관'들과의 공개 설전에도 '윤심(尹心)'을 언급하며 대통령과의 불화설엔 선을 긋던 이 대표였지만 이번 문자 노출로 윤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하고 응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윤핵관'과 이 대표 간 갈등에도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거리두기를 해왔지만 사실은 이 대표의 징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적으로 볼 때는 사실 이준석 대표가 꼭 불리하지 않다"며 "경찰 수사도 조금 문제가 있으면 '압력이 있었다'는 의심을 받게끔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봤다. 또 "윤 대통령도 소위 '문핵관'과 치열하고 강한 투쟁 과정에서 대통령이 됐고 유승민 전 의원도 친박과 격렬한 갈등 과정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성장했다"며 이 대표의 재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이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징계에 "큰 선거를 두 차례 승리로 이끈 집권 여당의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굉장히 큰 정치적인 힘이 작용하고 최소한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강하게 지키고자 했다면 이런 식의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을까"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징계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지난) 대선 중에 '이준석은 선거 끝나면 반드시 손 본다'는 말을 복수의 사람에게서 들었다"며 "(이번 일을 통해) 그게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부총질' 문자 논란이) 국정수행 지지율에 플러스는 안 되고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지금 (지지율이) 30%대 초반인데 더 내려가면 '직제 체제가 안 된다', '비대위로 가자' 혹은 '조기전당대회로 가자'는 주장이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당원 가입" 외 정치적 메시지를 일절 내지 않았던 이 대표가 움직이면서 판이 뒤바뀔지도 주목된다. 사실상 징계 전 천명했던 '자기 정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전국적인 기반 구축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앙당과 한 걸음 떨어진 상태에서 전국의 하부 조직과 직접 접촉하는 것이 장기적인 준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 인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6~18일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25.2%로 1위를 차지했다. 18.3%로 2위를 기록한 안철수 의원보다 6.9%p(포인트) 높다. 해당 여론조사는무선 RDD를 이용한 자동 응답 방식(ARS)으로 진행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돌아올 수 있느냐 없느냐는 1차원적 문제고 이번 문자 논란으로 핍박받은 대표로서 정치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본인 스스로 언급했던 자기 정치의 기반을 닦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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