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작감의 작품에 대한 Q&A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2.07.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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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식 감독(왼쪽) 문지원 작가, 사진제공=ENA유인식 감독(왼쪽) 문지원 작가, 사진제공=ENA


요즘 어딜 가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본 드라마 담당자 출근길 짤로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이정재) 등장신이 SNS 인기 밈(Meme)으로 쓰이고 있고, 시청률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채널을 개국한 지 3개월 밖에 안 된 ENA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맛보고 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리는 휴먼 법정물이다. 사회적 편견을 돌아보게 하는 수작이라는 찬평 속에 1회 0.9%로 시작해 8회에 이르러 무려 1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 되는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시리즈 부문 톱 1위다. 휴먼물의 따뜻함과 법정물의 쫄깃함까지 모두 아우르며 흥미로운 전개를 펼쳐낸 스토리와,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주현영 등 출연배우들의 열연이 이 같은 인기를 이끌어냈다.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신드롬적인 인기에 26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 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문지원 작가는 "커피숍에 커피를 사러 갔을 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두고 토론을 하거나 버스를 탔을 때 우리 드라마를 보고 있는 시청자 모습을 보면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음을 밝혔다.

문지원 작가는 전작 영화 '증인'에서도 자폐 스펙트럼을 앓는 천재 소녀 지우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때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증인'의 연장선상 아닐까 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많았던 터. 문 작가는 "3년 전 영화 '증인'을 재밌게 봤다는 제작사 관계자들이 찾아왔고 지우가 성인이 됐을 때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가능할 것 같다'고 답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캐릭터의 연장선상이나 성장을 노린 건 아니다. 지우는 지우대로, 우영우는 우영우대로 살고 있다. 작품을 구상하다가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게 됐다. 그 매력을 살리고자 작품에 담았고 그렇게 '증인'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하지만 인기가 많아질수록 잡음도 세어나오기 마련이다. 드라마 속 우영우의 모습을 따라하는 유튜버 등 자폐 스펙트럼을 희화화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주제 자체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 자페 스펙트럼을 앓는 이들 중 천재성을 지닌 이들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굿닥터' '말아톤' 등 대중 작품 속에서 자폐인을 캐릭터로 소구하는 방식은 이 극히 드문 천재성을 부각해왔다. 오히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심어줄 수 있기에 여러 논쟁이 일기도 했다.

유인식 감독은 "자폐아를 키우고 있는 한 어머니가 올린 영상을 봤다. 자폐인의 특성을 매력있고 귀엽게 봐줘서 사회적으로도 이 면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글을 보고 많이 울었다. 물론 대부분의 자폐인은 우영우 같지 않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있다. 우영우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다. 우리가 애초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다름을 이해하고 세상을 품는 포용력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거였다. 최소한의 개연성을 담아보고자 노력했다. 창작자로서 그 지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문지원 작가는 "우리 드라마를 토대로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세상을 바꾼다. 최대한 경험하고 경청하려고 한다. 우영우는 부정확한 지식으로 완성된 인물이 아니다. 이 세상에 우영우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앞서 자문 교수님이 장점 중심 접근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캐릭터의 명암에서 암이 많이 강조됐다면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장점이 흥미롭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물론 불편할 수 있다. 작품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수용적인 관점을 드러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적 관심을 받는 작품이 됐다. 미국에서는 리메이크도 논의되고 있다.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제작진의 방향성이 그들을 향한 커다란 시선이 될 수 있다. 남은 8회 동안 사려 있는 접근과 확실한 주제 의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인식 감독은 "전반부에서는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쪽으로 무게 중심이 실렸다면, 후반부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과 어떤 게 훌륭한 변호사인가에 대한 우영우 나름대로의 과정이 그려진다. 한바다 사람들의 캐릭터도 각자 고민을 맞닥뜨리고 변화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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