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금리인상기 4가지 투자법…"물가 오를수록 돈 번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7.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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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인터뷰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6월 한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6.0%, 미국 9.1%.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파른 금리인상이 이어진다. 주식, 채권 할 것 없이 대부분 투자자산이 파란불을 켰다.

그럼에도 투자할 곳은 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이 문제라면 그 흐름에 '올라타는' 전략이다. 물가상승과 그에 따른 통화정책이 도리어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키움파이낸스스퀘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된다면 물가채 ETF(상장지수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고배당주, 달러 자산으로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3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KOSEF 물가채KIS (112,580원 ▲90 +0.08%)' ETF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물가채 ETF다. 물가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돼 원금이 변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자는 고정이지만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하면 원금도 증가한다. 사실상 이자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연 1% 이율의 물가채를 1000만원어치 매수했다고 가정할 때 5월 CPI가 0.5%를 기록했다면 7월 말 해당 물가채 원금은 1005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자는 오른 원금의 1%인 10만500원이 된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물가채에 투자하고 싶어도 규모가 커서 할 수 없었지만 ETF가 출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손쉽게 투자가 가능해졌다"며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여러 상품이 있지만 물가채만큼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는 상품은 없다"고 강조했다.

물가채의 가장 큰 장점은 원금 보장이다. 물가에 연동된 채권인 만큼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물가채 가격도 하락한다. 하지만 원금 이하로는 내리지 않도록 설계돼 안정적이다.


물가채 금리는 만기가 같은 여타 채권 대비 낮은 편이다. 일반적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 초반대라면 물가채 금리는 1% 후반대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3%만 되더라도 국채보다 견조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6.0%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금리인상기 4가지 투자법…"물가 오를수록 돈 번다"
상장 리츠도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거론된다. 실물 자산인 부동산을 기초로 물가상승분을 임대료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리츠는 상반기 안정적 수익을 내며 약세장 속 대피처로 꼽혔다.

하지만 예상을 웃도는 강도 높은 금리인상에 리츠도 맥을 못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최근 3개월 사이 19% 이상 하락했다. 국내 리츠 종목 상당수가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김 본부장은 오히려 리츠를 담기 좋은 시점이라고 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급등세에 최근 조정받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크게 연동되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는 점은 변함없다는 설명이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점도 장점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에서는 리츠 보유 자산 가격이 오르고 월세도 계속 잘 나온다"며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기업 이익 전망은 크게 변하지만 월세 전망은 변동성이 훨씬 낮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통해 자산을 매입하는 리츠 특성상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금리가 높은 시기에 신규 자산을 취득하지 않고 기존 자산으로 수익을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5월24일 출시한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 (7,565원 ▼35 -0.46%)'에 이어 이달 29일 글로벌 리츠를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에 집중된 기존 글로벌 리츠 상품과 달리 유럽을 포함해 14개국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는 "뉴욕, 런던, 도쿄, 파리, 싱가포르 등 다양한 지역뿐 아니라 오피스텔, 호텔, 병원, 카지노, 데이터센터 등 여러 테마에 분산돼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배당주와 달러 ETF도 인플레이션 시기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고배당주의 경우 주가 등락폭이 크지 않아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이 작은 편이고 배당으로 수익을 일부 보전할 수 있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시중은행 금리도 올라 배당주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김 본부장은 "고배당주 편입 종목 중 은행주 비중이 크면 금리인상으로 예대 마진이 커지기 때문에 견조한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 (14,160원 ▼30 -0.21%)' ETF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린 기업에 투자한다"며 "저변동성 상품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지금같은 상황에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 ETF는 올해 나스닥 지수가 28% 하락할 때 6% 상승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달러 가치가 상승해 수입 물가가 비싸진다"며 "'KOSEF 미국달러선물 (14,805원 ▲75 +0.51%)' 등 달러 방향성에 베팅하는 투자 전략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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