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기부상열차, UAM 그리고 입석버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2.07.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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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위를 떠서 질주하는 미래교통수단. 세계 두 번째 자기부상열차 보유국.
2016년 2월 국내에 자기부상열차가 도입될 때만 해도 당장 미래 교통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전국에서 자기부상열차 사업 유치에 열을 올렸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철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은 그 첫 무대였다.

장밋빛 환상이 깨지는 데는 불과 6년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업비 4500억원이 투입했던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1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중정비 미흡으로 연말까지 한시적인 휴업이지만, 사실상 정상적인 운행 재개가 불투명하다. 물가상승과 부품 수급문제 등으로 정비 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다.



자기부상열차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0명 정도, 운영비는 연간 80억원씩 들어간다. 6년여 동안 국내 보급뿐 아니라 해외 기술 수출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2·3단계 구간 확장으로 영종도 전체를 순환하는 구상도 쏙 들어갔다. 미래교통수단의 꿈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하이퍼튜브는 새로운 자기부상열차다. 공기저항이 거의 없는 튜브 내에서 이론상 시속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열차다. 정부는 이 사업에 1조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심교통항공(UAM)은 유인 드론을 개발해 전국을 오고 가는 미래 항공대중교통이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국 거점 지역에 'UAM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를 새로 지을 예정이다. 이 역시 수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튜브나 UAM 모두 국내 보급에 이어 세계 수출까지 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세웠다.



열차가 시속 1000km 이상으로 달리고, UAM이 하늘을 나는 미래의 교통을 꿈꾸는 오늘 출퇴근 시간 수도권 광역버스는 자리가 부족해 수십명이 입석버스를 탄다. 지난달 입석 승객만 7000명이 넘었다. 밤 시간 택시는 불러도 오지 않은지 한참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통수단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입석 광역버스에서 몸을 싣는 오늘 세대들은 씁쓸하다.
이민하 기자 /사진=이민하이민하 기자 /사진=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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