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안 반도체공장./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국 경기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전년 동기 대비 0.4%로 부진했으나 지난달 실물지표가 양호한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3.1% 증가했다.
중국 시장 회복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의 대중국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 덕이다. 중국 내 완제품의 자국 기업 비율은 압도적이지만, 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경우 한국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가운데 30% 가량이 중국 몫인 배경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역시 기대가 모이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이 최근 본격적으로 추진중인 동수서산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동부지역의 데이터를 서부지역에서 처리하겠다는 중국의 디지털 인프라 건설 계획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10개의 국가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센터 구축에는 데이터 사용 및 처리 기반인 메모리반도체가 대거 쓰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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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에 우리 정부는 다음달까지 미국이 추진 중인 이른바 '칩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칩4 동맹은 미국과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의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내놓은 구상이다.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기술 패권을 쥐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을 통한 공급망 재건에 관심을 보여왔다. 반도체가 전기차와 AI(인공지능)와 같은 미래산업은 물론 첨단무기, 우주항공 등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이란 인식이 깔려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했을 때에도 반도체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한 즉시 이동한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칩4 동맹 가입 요청을 한국이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내 메모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수요가 큰 데다 반도체 산업 종주국인 미국이 보유한 핵심원천기술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인사는 "정부가 동맹 가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중국에 설명하고 중국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메세지를 보여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메모리반도체는 중국 기업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제품"이라며 "한국이 미국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참여해 장비를 받아야 중국 기업들에게도 칩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