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사진=로이터
멍거는 '오판의 심리학'에 살을 보태서 '가난한 찰리의 연감' 2005년 확장 개정판에서 25가지 경향을 자세히 소개했다. 지난 번 '오판의 심리학' 1편에서는 △보상과 처벌 경향 △선호/애정 경향 △반감/혐오 경향 △의심 회피 경향 △불일치 회피 경향 △호기심 경향 △칸트적 공정성 경향 등 7개 경향에 대해 알아봤다.
8. 시기/질투 경향(Envy/Jealousy Tendency)
찰턴 헤스턴이 모세로 열연한 '십계'/사진=블룸버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큰 회사의 구매담당자일 경우다. 우리가 납품업체 영업사원으로부터 작은 호의를 받게 된다면 우리 돈이 아닌 회사 돈이 나가기 때문에 영업사원이 이득을 볼 확률이 훨씬 커진다. 특히 정부가 구매할 경우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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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단순 연관성 경향(Influence-from-Mere-Association Tendency)
코카콜라 광고/사진=인터넷
단순 연관성 경향은 선호/애정 경향, 반감/혐오 경향과도 연관될 때가 많다. 좋아하는 대상을 볼 때는 좋게만 보이고, 싫어하는 대상은 나쁜 점만 부각되어 보인다. 회사에서도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싫어하는 경쟁자의 능력이나 도덕성을 낮게 평가하기 마련이다.
11. 현실 부정(Simple, Pain-Avoiding Psychological Denial)현실이 받아들이기 너무 고통스러워서 아예 현실을 부정하는 현상이다. 현실 부정의 가장 극단적인 결과는 대개 사랑, 죽음 및 약물의존과 뒤섞였을 때 발생한다.
12. 과도한 자존감 경향(Excessive Self-Regard Tendency)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스웨덴 운전자 중 90%가 자신의 운전실력이 평균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물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소유효과(endowment effect) 역시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도한 자존감 경향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와 닮은 사람들을 선호하도록 만든다. 이와 관련된 재밌는 심리학 실험이 있는데 바로 '잃어버린 지갑'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지갑을 습득한 사람은 지갑 주인이 자신과 비슷할수록 지갑을 돌려주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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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내린 결론에 대한 애정을 강화하는 것 역시 소유효과의 영향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상품거래소에서 돈육 선물을 매수한 후에는 자신의 투기적인 베팅의 성공가능성을 더욱 강하게 확신할 것이다.
과도한 자존감 경향으로 인한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우리 자신과 가족, 자신의 과거와 미래 행동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때 보다 객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13. 과도한 낙관주의 경향(Overoptimism Tendency)기원전 4세기 고대 그리스 웅변가이자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는 "사람은 바라는 대로 믿게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현실을 부정할 뿐 아니라 상황이 좋을 때에는 간혹 과도한 낙관주의 경향을 드러낸다. 과도한 낙관주의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은 간단한 수학적 확률을 배워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14. 박탈에 대한 과민반응 경향(Deprival-Superreaction Tendency)
/사진=인터넷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잘못 파악해서 불이익을 보기도 하는데, 대개 정말 중요한 것 대신 가까이 있는 것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멍거가 예로 든 건, 주식계좌 잔고금액이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사람이 지갑 안에 있던 300달러 중 100달러를 잃어버리고 상당히 거슬려 하는 경우다. 100달러는 전체 자산에서는 그야말로 미미하지만, 지갑에 있던 현금 중 3분의 1이나 되기 때문이다.
한편 멍거는 자신이 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린 후에도 버크셔 주식을 안 파는 이유로 합리적인 계산 외에도 (1)보상 과민반응 (2)불일치 회피 경향의 현상 유지 편향 (3)과도한 자존감 경향의 소유효과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위의 모든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박탈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써 많은 버크셔 주주들은 단순히 미래에 큰 수익을 안겨줄 버크셔 주식이 줄어드는 걸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5. 사회적 증거 경향(Social-Proof Tendency)생각할 필요 없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는 건 상당히 효율적인 방식이다. 따라하기가 제대로 먹힐 때도 많다. 낯선 도시에서 축구장을 찾을 때, 유니폼을 입은 군중을 따라가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진화과정에서 사회적 증거 경향이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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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리둥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회적 증거 경향이 촉발되기 쉽다. 악덕 판매회사가 쓸모없는 늪지대를 교사들에게 판매할 때 교사들을 분리하고 스트레스를 가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분리된 환경은 바람잡이의 구매를 사회적 증거로 받아들이기 쉽게 만들고 피로감에 따른 스트레스는 사회적 증거에 취약하게 만든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오판의 심리학'은 심리적 맹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 다음 번에는 '오판의 심리학' 25개 경향 중 나머지 10개 경향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