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메울까 띄울까…기본계획수립에 역대급 160억 투입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2.07.12 05:30
글자크기
'가덕신공항' 메울까 띄울까…기본계획수립에 역대급 160억 투입


13조7000억원을 투입해 바다 위에 완전 해상공항을 만드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부의 기본 구상대로면 '매립식'으로 2035년 개항이 유력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주민들은 '부유식' 등 새로운 공법으로 개항 시기를 2030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복잡한 셈법 때문에 공항 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만 16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기간은 1년이다. 용역 예산만 157억5900만원이다. 국토부가 발주했던 기본계획 용역 중 가장 큰 규모다.



기본계획에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기초조사와 공항개발 방향·사업성 검토가 모두 포함된다. 올해 4월 발표한 사전타당성조사가 신공항 건설사업을 위한 사전 검토 절차라면 기본계획은 사업이 추진되는 실제 밑그림을 그리는 본격적인 작업이다. 특히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은 지질조사, 측량 등 공항건설과 관련된 사업뿐만 아니라 주변지역 개발방향, 도로·철도 건설 등 광범위한 분야를 망라할 예정이다. 기초적인 사업분석과 건설 공정계획, 주변지역 개발방향, 도로·철도 건설 등 전반적인 내용을 담는 형태로 여러 전문업체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계획에서 다루는 내용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기간 단축을 위해 가덕신공항 사업일정에는 '행정절차 간소화'(패스트트랙)가 적용됐다. 통상 기본계획은 기획재정부의 사업적절성 평가 이후 전반적인 예산안(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 진행된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도 기본계획 수립 일정과 동시에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사업은 사업적절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먼저 기본계획 수립과 환경평가를 진행하면서 연말께 사업적절성 평가 결과가 나오면 다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기본계획과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 과정을 압축하도록 지시했다.

"매립식·부유식 등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안전·기술성 최적화 방안 원칙"
'가덕신공항' 메울까 띄울까…기본계획수립에 역대급 160억 투입
국토부의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이번 용역은 지자체 요구사업을 포함한 개발계획에 대한 검토도 포함됐다. 현재 부산시가 요구하고 있는 '플로팅(부유식) 공항' 등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부분까지 모두 계산기를 두드려보기로 한 셈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13조 7000억원을 투입해 가덕도 우측 해상에 매립을 통해 400만㎡ 규모로 길리 3500m 폭 45m의 활주로 1개를 만드는 사업이다. 국내선 등 활주로 1개를 더 지으면 6조9000억원이 추가된다. 건설공법이 매립식에서 부유식 등으로 바뀔 경우에도 비용은 크게 불어난다. 해상 구조물(잔교식, 부유식) 설치나 인공섬(모래 매립) 조성 등이 필요하면 부지조성 예상 비용만 21조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예상 여객 수요는 2065년 국제선 기준 2336만명, 화물은 28만6000t으로 추산됐다.


사타 단계에서 개항 시기는 2035년 이후로 설정했다. 2025년 착공해 9년8개월여간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부지 조성에만 7년 이상이 걸린다. 부산시가 제안했던 2029년 12월 개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산시 등은 공기 단축을 위해서 사타에서 제시된 활주로 위치를 이동하거나 부유식 공법 도입과 같은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 공법 변경이나 공기를 단축하는 문제는 정부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안정성을 고려한 기술적인 문제"라며 "외부 의견은 모두 수용해 검토하겠지만, 최종 결론은 정밀 조사를 거쳐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