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값은 다음달부터 오르는데…한국전력 주가 반등은 '하세월'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6.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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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값은 다음달부터 오르는데…한국전력 주가 반등은 '하세월'


한국전력이 3분기 전기 요금을 인상키로 했지만 시장 반응은 밝지 않다.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 '5원' ↑…주가는 '제자리걸음'
28일 코스피시장에서 한국전력 (21,150원 ▼150 -0.70%)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3.72%) 내린 2만2000원에 마감했다. 한전 주가는 전기 요금 인상 기대감에 따라 앞서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으나 전날 인상안이 확정되자 재료가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다음달부터 kWh당 5원을 인상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의 요금 인상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대규모 적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요금 인상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한전 적자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매출 60조5748억원(3.42%, 이하 전년 대비), 영업적자 5조8601억원(-243.41%), 당기순적자 5조3151억원(-366.91%)이 나왔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총 적자액보다도 많은 영업손실 7조7869억원(-1462.19%)이 나오며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한전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매출 14조7928억원(9.42%), 영업적자 5조3681억원(-601.90%), 당기순적자 4조2811억원(-515.25%)으로 추정된다.

지난 26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스1  지난 26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스1
문제는 이번 요금 인상만으로 흑자 전환을 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초 한전은 적정 연료비조정단가로 kWh당 33.6원을 제시했으나 실제 인상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추가 인상도 사실상 막혔다. 이번에 한전은 분기별 연료비조정단가 상한선을 기존 kWh당 ±3원에서 kWh당 ±5원으로 늘리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연간 상한선은 kwh당 5원이기 때문에 이번 연료비조정단가 인상폭이 연간 상한폭에 도달하면서 4분기에는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 주가도 당분간 반등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에 대한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3.23점으로 '중립'이었다. 이번 전기료 인상안의 적자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폭으로는 현재 적자 상태인 수익구조를 정상화하기에 부족하다"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이익체력 및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선 4분기 이후에도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 또는 원유 및 석탄 등 원재료 가격의 급락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한전에 대해 목표주가 2만4000원과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향후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존재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요금 인상안에 따라 한전의 3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를 기존 4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올해 전체로는 26조5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줄였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정 단가 변동 상하한 폭을 확대하면서까지 조정단가를 인상한 이번 결정을 통해 한전 상황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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