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ATL 홈페이지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 '니로 EV'에 CATL 배터리가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적은 있어도, 국내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TL은 현대차그룹 납품에 공을 들여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파우치형, 삼원계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온 분야다. 파우치형 배터리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이 양산하는 대표 제품이다. 삼원계는 이들 두 회사뿐 아니라 삼성SDI도 채택하는 타입의 배터리다. 국내 3사는 삼원계 중 니켈 비율을 압도적으로 높인 하이니켈 프리미엄 제품과 망간 비율을 높인 하이망간 보급형 제품 개발에 두각을 보인다.
CATL의 행보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협이 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CATL이 유럽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3사의 핵심 거래처들이 CATL 배터리 탑재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BYD·CALB 등 다른 중국계 기업들도 CATL 뒤를 쫓아 유럽으로 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진출한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뛰어들며 대립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행태다. 북미·유럽 등과 더불어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자국 시장에서 K배터리 진입을 막고 있다. 자국 시장에 외국계 배터리 업계 진입을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을 노골적으로 외면하는 보조금 정책을 펼치거나,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들에 자국 배터리 탑재를 종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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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북미에서라도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인 부분"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북미 시장에서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중국과 직접적으로 맞붙을 수밖에 없는 유럽 등지에서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체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CATL 등 중화권 배터리 업계로 인한 국내 기업의 직접적 손실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이 같은 성장세에 발맞춰 우리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자국 진입은 막으면서 우리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정부가 목소리를 내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