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에 꽁꽁 닫은 지갑…TV패널 가격도 뚝뚝, 32인치는 3분의 1 토막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2.06.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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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전경(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전경(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TV 패널가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기간 동안 수혜를 받았던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이 이번엔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글로벌 고물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최근 보름동안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모든 인치대에서 지속됐다. 32인치의 경우 평균 가격이 28달러로, 6월 첫 보름과 비교하면 단 2주만에 6.7%가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43인치는 65달러로 4.4%, 55인치는 104달러로 4.6%, 65인치는 142달러로 6%, 75인치는 240달러로 4.8% 각각 떨어졌다.

TV 패널가를 분기 별로 비교해보면 그 하락세는 더욱 커진다. 2분기 평균 TV패널가는 전분기 대비 △32인치 14.9% △43인치 12.9% △55인치 7.6% △65인치 16.3% △75인치 12.5% 각각 떨어졌다.



TV 패널가 하락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엔데믹으로 대면문화가 다시 살아나면서 TV시청이 줄었고, 또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가장 먼저 TV와 스마트폰 등 고가 제품들의 교체 시기를 미뤘다. 판매량이 떨어진 TV 제조업체들이 TV 패널 구매량을 줄이면서 곧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와 가전 수요가 주요 지역에서 두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 TV와 가전 등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최근 부품업체에 주문량 감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전세계 TV출하량을 지난해보다 200만대 줄어든 2억1164만대로 내다봤다.

콘텐트 향유 문화가 TV시청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옮겨간 것도 TV 수요 축소에 한몫을 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OTT 시청가구는 2018년 처음으로 케이블TV와 위성 TV등 유료방송 가입기구를 앞섰다. 또 OTT 이용자 수가 2019년 2억590만명, 2023년에는 2억2240만명으로 미국 인구(3억3500만명)의 65%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TV 수요 회복세가 당분간 나타나지 않으면서 3분기에도 패널가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선행지표의 역할을 하는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달 50.2를 기록하면서 조사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경기 침체로 TV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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