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악순환의 고리에 갇혔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하락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매수는커녕 빚을 내서 투자한 주식을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에 놓여서다.
지수 하락으로 주식 가치 평가액이 담보 유지 비율 아래로 내려갈 때 이뤄지는 반대매매는 통상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기에 지수의 추가 하락을 불러온다. 이는 또 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역대급 반대 매매 폭탄이 떨어져 코스피지수가 2200대까지 내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22일, 23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저점을 재차 경신한 만큼 담보 부족 발생 2거래일 이후 이뤄지는 반대매매가 이날부터 밀려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간밤 미국 증시가 반등해 이날 국내 증시도 오르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사진=김현정 디자인 기자
또 반대매매 등으로 인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19조530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가 19조원대에서 움직인 것은 지난해 2월 2일(19조9895억원) 이후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하락장이 예상될 때 위험 관리를 위해 기존의 빚을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나서 감소하기도 하지만 지수 하락으로 담보 부족이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로 주식이 강제 청산되면서 떨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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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9조5000억원에서 머물고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3년 평균 수준인 9조5000억원까지 10조원 정도 더 쪼그라들어야 반대매매 부담이 해소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만 "대기 매수세 성격의 자금인 예탁금 대비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율은 35%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3년 평균인 38%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반대매매 물량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