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이 원장은 금리·물가상승에 따른 건전성 강화와 소비자 이자부담 완화를 주문했다. 금융권에서 잇따라 반복되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에 만전을 다해달라고도 말했다. 2022.6.20/뉴스1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은 가산금리를 내려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로 하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특히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 완화라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은행들 사이에 공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표금리(대출 준거금리)인 은행채와 코픽스(COFIX) 등이 계속 오르고 있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유례없는 인플레이션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글로벌 동반 긴축 등의 영향으로 최고 연 7%대(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 기준)에 진입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한 번에 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이 이어질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저금리 시기 빚을 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에 올인했던 '영끌', '빚투' 족과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21일 가계 및 중소기업 여신 관련 부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취약계층이 피부에 와닿는 이자부담 완화 방안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조기에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도 "가산금리 인하를 포함해 룸(금리인하 여지)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이미 시행 중인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인하 정책을 확대해 대출금리를 더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 역시 "시장 상황을 감안해 가산금리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은 23일 여신 유관부서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전날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p) 낮췄다. NH농협은행도 24일부터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한 우대금리를 0.1%p 확대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를 일괄적으로 내리려면 우대금리를 모든 고객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면 된다"며 "다양한 방안을 포함해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