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코리아 대표 "효과 높인 백신으로 하반기 재유행 막을 것"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6.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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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영 모더나코리아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손지영 모더나코리아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 하반기 예상되는 재유행에 대비해 수 주 내 더 효과적인 새로운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COVID-19)의 변이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아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 선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들이 (재유행)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단기적으로 모더나코리아의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손지영 모더나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모더나는 최근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2가 백신 후보물질 'mRNA-1273.214'(이하 214)의 임상 2·3상에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214 투약군은 기존 모더나 백신 투약군 대비 오미크론 중화항체가 1.75배 더 많이 생성됐다. 올 가을 부스터샷 접종에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도 수 주 내 품목허가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다.

손 대표는 "하반기에 어떤 변이가 출연하더라도 새로운 백신으로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데이터가 잘 나왔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 주 안에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임상 데이터와 제조소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패키지를 구성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팬데믹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백신 매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185억달러(약 2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8억300만달러) 대비 20배 이상 수직상승했다.

모더나코리아를 설립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허가, 공급, 품질관리를 시작으로 커뮤니케이션, 비지니스 사업분야까지 인력을 충원해 직원 수가 20여명으로 늘어났다. 손 대표는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호주 등 세 나라에 지사가 있다"며 "한국은 의료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데다가 임상 연구 질이 높아 한국 지사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1월 모더나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약학을 전공한 뒤 20년 이상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해왔다. 한국화이자에서 마케팅과 전략 부문을 이끄는 디렉터를 맡았고, 한국로슈에서는 항암제 부서장을 지냈다. 모더나코리아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씨에스엘베링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국 법인 설립과 신제품 출시를 지휘했다.


손 대표는 "입사 3개월 동안은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 계속 일을 했다"며 "급박하게 일하는 상황이 많았다"고 했다.

모더나코리아의 주요 업무는 백신공급과 품질관리다. 회사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요 예측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전후 과정을 전부 담당한다. 먼저 모더나 본사와 모더나코리아, 스위스 지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된 백신의 품질관리와 출하승인을 한다. 출하승인이 나면 모더나코리아는 통관 서류 작성부터 시작해 초저온 냉동 트럭을 언제 어떻게 배송할지 등 유통 전 과정을 담당한다.

손 대표는 "적기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데 쉽지 않은 일이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3차 접종이 결정됐을 때 백신이 급하게 필요했는데 적시에 공수하기 위해 모든 팀이 전력투구했다"면서 "접종 계획이 나온 이후 생산하면 물량을 맞출 수 없어 백신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미래 수요를 예측해 생산 계획에 반영하고 필요한 시기에 물량을 맞추는 등의 업무부터 우리가 담당한다"라고 했다.

모더나코리아의 단기적인 목표는 올 하반기 재유행 예방이다. 국내에서 214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아 하반기 접종을 준비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아직 변이 위험이 있고 하반기에도 새로운 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많이 있어 종식 선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단기적으로 하반기에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을 대비해 국민들의 위중증 예방을 돕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 접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더라도 예방접종은 계속 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는 "추후 엔데믹(풍토병) 단계로 전환할 것은 분명하다고 예상된다"라며 "코로나19 사망률과 위중증이 독감보다 훨씬 높아 독감과 함께 접종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배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고 향후 모더나의 전략이나 방향도 이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모더나의 장기적인 목표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술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확대다. 백신 뿐 아니라 면역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심혈관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46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중 29개는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모더나는 2010년에 설립돼 역사로 보면 굉장히 짧다고 할 수 있지만 mRNA 기술 개발에만 매진해왔기 때문에 기술 집약도가 세계 최고다"라며 "갖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탄탄하게 구축돼있기 때문에 모더나의 미래 모더나의 역할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추후 국내 업체와의 협력과 관련, 손 대표는 "mRNA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과 협력할 것"이라며 "본사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최근 한국 연구자 2명이 선정됐다. 앞으로도 국내 전문가·업계와 파트너십 강화하기 위해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모더나코리아 대표로서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손 대표는 "팬데믹이라는 전례없는 상황 속에서 백신을 빠르게 공급해 위중증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는 부분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한국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고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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