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이재용 부회장은 머니투데이가 2007년 이후 매년 진행해온 '당당한 부자' 조사에서 올해 16.3% 지지를 얻어 첫 1위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20년 "삼성그룹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무보수 경영에 임하면서 반도체 및 전자산업 격화 위기에 "목숨걸고 (노력하고) 있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굳은 결심이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2022.05.20.
해외 인물들 가운데선 올해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19.7%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빌 게이츠는 2008년 이후 조사에서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2009년 41.7% 지지율은 2018년 26.8%로 떨어졌고, 올해는 10%대로 추락해 위상변화를 보였다. 올해 2위는 조사 개시 이후 변함없이 빌 게이츠와 매년 1, 2위를 동행한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8.6%)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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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인물 가운데선 매년 3위를 차지했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4위, 4.7%)가 그 자리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5.4%)에 내준 것이 눈에 띈다. 5위에는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0.8%)이 올랐다.
2022년 '당당한 부자' 전국민 여론조사는 ㈜케이스탯리서치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5월 마지막주에 실시했다. 표본추출은 비례할당 및 체계적 추출법(Proportionate Quota & Systematic Sampling)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신뢰수준)다.
부자의 총자산 기준/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한 결과다.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해 총자산이 얼마 정도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27.6%의 응답자는 '10억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50억원 이상이 19.8%로 뒤를 이었고, 20억원 이상(17.0%), 100억원 이상(15.3%), 30억원 이상(14.5%)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총자산 10억원 이상을 부자로 본 응답률은 소득이 낮은 가구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농업·임업·어업 종사자, 광주·전라 지역에서 응답률이 높았다.
가구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가구에서는 45.9%의 응답자가 부자의 기준을 '총자산 100억원 이상'으로 꼽았다. 소득의 많은 만큼 부자의 기준이 다른 가구보다 높았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50억원 이상, 100억원 이상을 부자로 본 응답률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부자의 기준이 다소 높아진 셈이다.
'50억원 이상'의 응답률은 지난해 18.3%에서 올해 19.8%로, '100억원 이상'은 지난해 13.0%에서 올해 15.3%로 각각 상승했다.
부자의 금융자산 기준/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33.1%의 응답자가 '10억원 이상'이라고 답했고 5억원 이상(23.6%), 3억원 이상(14.9%), 1억원 이상(12.4%), 30억원 이상(12.1%)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10억원 이상'을 선택한 이들은 40대(41.0%), 서울 지역(42.5%)에서 특히 많았다. 또 연도별 추이상으로 '10억원 이상'에 대한 응답률은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2년 전 응답률은 28.1%였는데 지난해 30.2%에서 올해 33.1%로 높아졌다.
'30억원 이상'에 대한 응답률도 최근 몇년 사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2년 전엔 7.9%에 불과했던 응답률이 지난해 11.6%로, 올해 12.1%로 뛰었다. 현금성 부자의 기준도 다소 높아진 셈이다.
국민 3명 중 1명 "부자 좋아한다"…도덕적 책임 다해야 당당한부자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당당한 부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부자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는 비율은 36%로 지난해 조사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21.7%)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비호감 비율은 21.1%로 지난해 대비 2.7%포인트 떨어졌다. 7년 연속 하락 중이다. 부자에 대한 호감은 커지고, 비호감은 낮아지면서 2020년 호감 비율이 비호감 비율을 역전했고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응답자 구성을 보면 전 연령층에서 호감 비율이 비호감보다 높았다. 또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부자에 대한 호감 비율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월 평균 가구수입이 1000만원 이상인 응답자는 40% 이상이 부자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국민들은 당당한 부자가 되기 위한 우선 순위로 '부자로서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 수행'(48.6%)를 꼽았다. △부의 자발적 사회 환원(21.4%) △부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14.3%) △정부의 부 재분배 정책 추진(11.2%)보다 부자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 수행을 압도적으로 우선시했다.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 이유는 △사회적 특권의식 많음(25.4%) △금수저를 물고 태어남(24.3%) △모은 부를 사회 환원하지 않음(21.7%) △불법, 탈법으로 부를 모음(20.7%)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특권의식이 많다'는 답변은 2018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남'이 2년 연속 응답률이 올랐다. 이미 타고 난 부에 대해서는 존경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식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부자를 존경하는 이유로는 '고용창출 등 국가경제 기여'가 3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이룸(24.5%)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이룸(22.2%) △기부 등 사회 환원으로 사회 모범'(15.3%) 순이었다.
대부분의 항목이 지난해 대비 상승했으나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이룸'은 하락했다.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금수저'에 대한 문제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국민이 바라는 정책은…"경제 성장 시켜주고 집값 잡아주세요"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당당한 부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자가 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주력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경제 성장(33.5%, 이하 중복응답), 집값 안정(33.1%), 일자리 창출 확대(32.8%) 등을 꼽았다.
경제 성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가구소득 100만~200만원 미만(44%)과 농업·임업·어업(43.4%)에서 높았고, 집값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응답은 20대(46.7%)와 30대(42.3%)에서 많았다. 일자리 창출의 경우 농업·임업·어업(44.7%) 종사자들이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연도별 응답 추이를 보면 정부가 집값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응답 비율은 2020년 28.2%에서 지난해 32.3%로 4.1%포인트 껑충 뛴 데 이어 올해도 0.8%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COVID-19)가 촉발한 유동성 확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따른 집값 급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모든 계층에서 부동산을 지목한 비율이 높았는데 특히 30대(63.3%)에서 비율이 높게 나왔다. 정권에 관계없이 한국에서 부동산은 자산 증식을 위한 기반이라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66.3%)에서 부동산을 고른 비율이 높았다. 서울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27일 이틀간 이동전화와 가구유선전화를 병행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