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의 신고리 3·4호기 전경. 오른쪽이 3호기, 왼쪽이 4호기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최근 체코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현지 원전 관계자들은 한국형 원전 수출 1호인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공과 운영 성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바라카 원전엔 한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원자로 APR1400이 장착됐다. 현재 총 4기의 원전 중 2기가 완공돼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지켰다는 점에서 UAE 당국자들은 물론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초기노심 및 연료집합체 설계는 한전원자력연료, 주기기 제작성 검토 및 기기설계는 두산중공업이 전담했다. 특히 내진설계기준을 강화하고 안전설비를 대폭 개선해 발전소를 더욱 안전하게 설계했다. 원자로건물 외벽 두께가 137cm에 달해 무게 27톤의 팬텀기가 시속 800km의 속도로 콘크리트 외벽 구조물 충돌하더라도 내부는 완벽하게 보호될 정도로 뛰어난 안전성을 갖췄다.
2017년 10월 APR1400은 EU(유럽연합) 설계 요건에 맞춘 EU-APR의 표준설계로 유럽사업자협의회의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심사를 통과했다. EUR 인증은 유럽 12개국, 14개 원전사업자로 구성된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현지에서 건설되는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인증을 통과한 것은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5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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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PR1400은 2019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증도 받았다. 현재 미국외 국가에서 개발한 원자로 중 NRC 인증을 받은 곳은 한국 이외에 없을 정도로 까다롭다. NRC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적용해 심사하는 인허가 기관으로, NRC 인허가 요건은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원전규제의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도 인증에 도전했지만 NRC가 요구하는 안전성을 맞추지 못해 사실상 포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NRC와 EUR 인증을 함께 받은 나라는 현재 미국과 한국 2곳 뿐이다.
APR1400은 UAE 바라카 원전 4기 뿐 아니라 국내 신고리 3·4호기, 신한울 1~4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8기를 포함해 총 12기가 이미 건설을 마무리하고 상업운전에 들어갔거나 준공을 앞뒀다. 3세대 원자로 중 가장 빨리 상업운전에 성공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APR1400은 이미 상업운전을 통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했다"면서 "한미 원전동맹이 본격가동될 경우 사실상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