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연준, 인플레 못 잡는다…금값 큰 폭으로 오를 것"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6.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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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9일(현지시간)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금이 가장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그는 이날 '손(Sohn)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처럼) 허풍을 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중단시킬 수단이 정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많은 것을 할 수가 없는데 미국 재무부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과 재무부를 지원하는 것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재무부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극심한 재정적자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우고 있는데 금리가 너무 올라가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아인혼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누를 만큼 충분히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는 30조달러에 달한다.



아인혼은 연준이 재무부를 선택하는 "그 순간이 되면 얼마간 금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긴축 과정이 물가 상승 압력과 싸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며 현재 8%대인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중립 수준의 금리는 7%라고 지적했다.

중립 금리란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세)도 유발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에 불과하다.


아인혼은 "우리는 지금 자의적으로 2.5%나 3.5% 부근이 중립 금리라고 결정한 뒤 금리가 그 수준에 이를 때까지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 같은 부드러운 금리 인상은 눈 덮힌 도로를 아이스크림 스쿠퍼로 치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역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대출금리가 올라가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모든 수단은 수요 측면에서 나온다"며 "이 결과 소비 지출을 상당폭 줄이기 위해 가격은 더 올라가야 하고 이런 식으로 인플레이션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인혼은 이런 상황에서는 금이 궁극적으로 자산을 보호해주는 보험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각국이 서로의 국채와 통화를 믿지 못하면 금이 궁극적인 지불준비금이 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금이 지불준비금의 위치를 회복할 만큼 충분하냐는 점"이라며 "(금의 양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결국 금값은 아마도 엄청 큰 폭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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