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500만원' 유시민 "한동훈씨 상 받을 일 한 거 아냐…부끄러워해야"

"한동훈씨가 채널A 기자와 나 해코지하려고 했다고 생각"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명예훼손 혐의 1심 선고를 받고 법원 1층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그렇다고 한동훈씨가 검사로서 상 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도 부끄러워할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1심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뒤 법원 1층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한동훈씨가 검사로서 한 일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나는 한동훈씨가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함께) 나를 해코지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에 제기된 검·언 유착 의혹이 불기소 처분된 점을 문제삼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이사장은 "맹자의 말 중 무시비지심 비인야(無是非之心 非人也)가 있다"며 "나도 부끄러워할 잘못이 있고 한동훈씨도 부끄러워할 잘못이 있다. 그런 전제에서 서로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그가 인용한 '무시비지심 비인야'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란 뜻이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자신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본 것 같다고 했고 지난해는 MBC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한 장관의 지시를 받아 자신을 실시간 모니터링한 것 같다고 발언해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한 장관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도 자신의 발언이 허위사실인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는 공적인 관심사인 점 △허위 발언에 따른 피해는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점 △유 전 이사장이 사과문을 게시한 점 등을 유 전 이사장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 결과에 관해 "항소해서 무죄를 다퉈야 할 것"이라며 "그게 자연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