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제원.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누리호는 1차 발사 당시 1.5톤 위성모사체만 실었지만 2차 발사에선 200㎏ 실제성능검증위성과 1.3톤 위성모사체를 탑재한다. 누리호는 고도 700㎞에서 초속 7.5㎞ 비행 속도를 달성한 이후 성능검증 위성을 분리하면 임무에 성공한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무게 1톤 이상 실용급 인공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국가로 도약한다.
순수 국산 로켓 '누리호'(KSLV-II) 개발에는 국내 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로켓 엔진과 총조립 등은 민간 기업 주도로 이뤄졌다. 누리호 예산 1조 9572억원 중 약 1조5000억원(77%)은 민간 기업을 통해 집행됐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러나 누리호 개발에는 300여개 기업이 참여해 독자 개발에 필요한 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하고 있다. 주력 참여 30여개 기업은 개발에 약 500여명을 투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누리호 체계총조립과 엔진 개발을 담당하면서 내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되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도 중심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체계총조립, 엔진 조립, 각종 구성품 제작 등 기술 협력을 통해 산업체 역량을 강화하고 점진적으로 기업의 역할을 확대해 향후 발사 주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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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발사장, 엔진 시험장 등 인프라 확충
우주강국처럼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이 태동하려면 기업이 확보하기 어려운 거대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그중 핵심은 로켓 발사장과 엔진 시험장이다. 현재 누리호가 발사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제1발사대(3300㎡)와 제2발사대(6000㎡)가 있다.
1발사대는 러시아 도면을 가져와 개발됐지만, 2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설계-제작-조립까지 건립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국산화했다. 여기에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전용 발사장도 곧 구축될 예정이다.
발사대는 경쟁력 있는 로켓발사를 위해 필수적인 우주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일례로 민간 우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미국 스페이스X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발사장을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201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LC-39A 발사대 임대 계약 과정에서 경쟁이 벌어져 소송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액체엔진·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도 이뤄졌다.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액체엔진과 주요 구성품 개발을 위한 시험설비가 없어 러시아로부터 이를 빌려 썼다. 대외적인 변수에 개발이 영향을 받았던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자체 구축한 이후 이 설비에선 총 200회에 가까운 액체엔진 시험이 이뤄졌다. 누리호를 통해 각종 산업 인프라가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