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은행장)/사진=신한베트남은행 제공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난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의 말에서 사명감이 묻어난다. 강 법인장은 신한베트남은행 법인 설립 멤버다. 12년 동안 베트남에 머물며 신한베트남은행을 베트남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올려놨다. 강 법인장은 지금 두번째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추진하는 글로벌 부문 디지털 전환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시작에 이어 도약을 책임지게 됐다.
부담감이 크지만 강 법인장은 책임감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 법인장은 "디지털 전담 조직인 퓨처 뱅크 그룹을 만든 만큼 재무적인 관점을 떠나 마케팅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달 초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퓨처 뱅크 그룹 출범식에서 힘도 실어줬다. 당시 진 행장은 강 법인장에게 "꿈을 크게 갖고 과감하게 도전해보라"며 "수익 중 일부를 적극적으로 투자하라. 한국 신한은행에 허락받을 필요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테일 성과는 현지화 수준에 대한 척도이고, 현지화 정도는 디지털 혁신의 기반이 된다는 게 신한베트남은행의 시각이다. 현지화가 제대로 이뤄질수록 베트남 시장의 디지털 관련 수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법인장은 "예전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베트남에 있는 한국 교민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베트남 고객이 중심"이라며 "신한베트남은행은 로컬 비즈니스를 하는 법인"이라고 말했다.
'사람'도 자신감의 근거다. 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직원의 역량은 다른 은행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신한베트남은행 직원들은 현지 은행에게 이직 제의를 다수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의 선진 디지털금융 기법을 경험한 디지털 부문 직원들을 현지 은행이 눈여겨 보고 있다고 한다. 강 법인장은 "주재원과 달리 신한베트남은행에서 계속 근무할 현지 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기회를 주고, 역량을 끌어올린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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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은 최근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OKR은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결과를 설정해서 성과를 관리하는 기법이다. 매출 등 수치가 아니라 조직과 개인의 질적 성장을 중요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강 법인장은 "팀을 자발적으로 구성하게 했는데 8개가 구성됐다"며 "목적이 달성이 안 돼도 이를 통해 직원의 역량이 업그레이드 되고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환경이라는 인식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베트남 넘버 원 디지털 뱅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