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260원 넘길수도"...美양적긴축에 다시 강달러?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2.06.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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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환전소의 모습. 2022.5.12/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환전소의 모습. 2022.5.12/뉴스1


1230원대로 내려섰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50원선을 넘어섰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긴축(QT)을 개시하고 미국 제조업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결과를 보이면서 통화 긴축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진 때문이다. 외환당국에서는 달러화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화폐가치가 절하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1260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9원(1.2%) 오른 1252.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과 30일 각각 10.8원, 17.6원 급락하며 1230원대 중반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다시 급등하며 1250원을 넘겼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우선 미 연준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양적긴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양적긴축이란 양적완화(QE)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연준이 그간 사들였던 자산을 시장에 매각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것을 말한다. 연준이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는 것은 아니고 보유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만기가 되면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을 사용한다.

연준은 오는 8월까지 매달 미 국채·MBS 보유 규모를 최대 475억달러(약 59조원)씩 줄일 계획이다. 9~12월에는 보유 채권 규모를 매달 최대 950억달러씩 축소한다. 이를 통해 총 522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감축할 계획이다.



양적긴축은 시중의 유동성을 줄여 정책금리를 올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이 경우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속하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미 ISM 제조업 PMI지수(구매관리자지수)가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인 것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그간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며 미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미국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를 줘 이를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5월 ISM 제조업 PMI지수는 당초 시장에서 54.5를 예상했으나 이를 상회한 56.1로 발표됐다.

연준 또한 베이지북을 통해 12개 중 9개 지역에서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경기 성장폭이 둔화될 수 있으나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혔다.


또 EU(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도 달러화 강세를 불렀다. 유로화가 EU 경기침체 우려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당장 러시아산 원유 70%를 수입 금지하고 연말까지 이를 90%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조치나 에너지 수급 곤란으로 경제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의심했는데 제조업 지표가 시장기대를 넘어서며 이를 일축했고 달러화 강세 모멘텀을 확인했다"며 "양적긴축 또한 금리인상을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강달러 압력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화지수(DXY) 기준으로 105포인트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고 원/달러 환율로 보면 단기적으로 1260원을 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유로화 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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