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당번 싫어요" MZ 공무원 외침..서울시 '꼰대문화' 바꾼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22.05.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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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즐겁게 일하는 근무 환경 조성' 나서

"식사당번 싫어요" MZ 공무원 외침..서울시 '꼰대문화' 바꾼다


'사생활 질문, 모욕 폭언 무시 등 직장 내 괴롭힘, 퇴근 후 카카오톡, 식사 당번..'

지난해 2~3월 서울시가 만든 익명 카톡방 '90년생이 왔다'에 3년 이하 신규 공무원들이 주로 올린 글이다. 이를 두고 시 공무원 사회의 민낯이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공무원은 "비대면 보고가 가능하지만 대면보고를 고집하는 일부 선배들 때문에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며 "팀 점심 강제 등 윗분들을 챙기기 위한 불필요한 의전 등도 공정한 업무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자신의 권리 주장에 적극적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비중이 확대되면서 서울시 공직사회도 수직적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는 등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시 공무원 중 30세 이하 직원 비율은 11.5%로 지난 2010년 대비 6.6%포인트(p) 늘어났다. 같은 기간 51세 이상 직원 비율도 27.7%에서 35.4%로 7.7%p 증가했다. 반면 세대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31~50세 직원 비율은 67.4%에서 53.1%로 14.3%p 급감했다. 한 시 관계자는 "신규 채용 확대 등에 따른 공무원 연령 구조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무원 간 가치관 차이에 따른 갈등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2020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주니어(1980~2000년대생) 1810명과 시니어(1960~1970년대생) 1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직장생활 키워드에 대해 주니어들은 '일한 만큼 보상', '자유로움'을 꼽은 데 반해 시니어들은 '성취감', '소속감'을 제시했다. '회식의 의미'에 대해서도 주니어들은 '여가시간 침해'라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지만, 시니어들은 '소통의 기회'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식사당번 싫어요" MZ 공무원 외침..서울시 '꼰대문화' 바꾼다
이에 따라 시는 인적 구성 변화와 공무원 간 인식 차이에 맞춰 인사와 업무, 복무, 복리후생, 의사소통 등 전 분야에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적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우선 직장 내 괴롭힘 없는 근무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부서장의 관리 책임 이행 여부를 검토해 미이행 시 성과연봉 1등급을 하향 조정키로 했다. 또 식사 당번과 인사이동 시 선물하는 문화 등 시대 변화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관행에 대해서도 변화를 유도키로 했다. 여기에 임용 후 3 ~ 6개월 신규 직원은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마음건강검진'을 정례적으로 받고 임용 후 1년차 신규 직원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힐링캠프'를 참여할 수 있다.

시는 아울러 유연근무를 활성화하고 근무 단축·휴가 사용 실적을 기관 평가에 연계해 기관장·부서장 성과급 책정에 반영키로 했다. 다른 시 관계자는 "불필요한 관행 개선을 통해 조직원 간 화합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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