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의 진화한 춤 관계성 맛집 '비 엠비셔스'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2.05.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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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


심사대 위에서도, 연습 중에도, 인터뷰 중에도 끊임없이 신경전이 이어진다. 하지만 Mnet '비 엠비셔스'의 출연자들은 이것이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댄스를 서바이벌 오디션에 끌어들인 Mnet은 춤에 대한 출연자들의 자부심과 살벌한 경쟁심을 통해 맛있게 매운 '쇼'를 완성한다.

'스트릿 맨 파이터'에 합류할 프로젝트 댄스 크루 엠비셔스의 크루원을 뽑는 Mnet '비 엠비셔스'는 방영한 지 일주일도 안돼서 선공개 영상 중 하나가 61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의 제목은 '아이돌 욕하세요, 대신 지지도 마세요. 아이돌 VS 아이돌 선생님, 하극상이 벌어지다?!'이다. 제목부터 꽤나 매운 이 영상은 현재 댓글만 2000개가 넘게 달렸다. 의도가 참 Mnet스럽고, 또 그들의 예상대로 잘 먹혀들었다.



마치 댄서들이 아이돌 출신을 무시라도 한 것처럼 붙여진 제목과 달리 정작 영상 속에서 정통 댄서들은 "아이돌이라고 해서 춤을 못추는 게 아니다" "오히려 와우 포인트를 더 잘안다"고 말한다. 오히려 날카로운 쪽은 아이돌 출신들이다. JxR 출신 백진은 "어디 감히"라는 말과 함께 "아이돌 출신들이 훨씬 춤을 잘춘다. 장담한다"며 눈을 치켜 뜬다. 물론 정통 댄서들은 "춤만 계속 춰온 댄서들한테는 힘들지 않을까" "댄서들이 이갈고 나온데인데 레벨 차이가 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원색적인 비난을 하거나 무시하는 발언은 하지 않는다. 영상 말미 핫샷 출신의 노태현이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아이돌인데 댄서들 다 이기면?"이라는 말과 함께 꽤나 비열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부분이 얼얼할 만큼 큰 자극점을 준다.

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


본 방송은 더 맵다. 백진은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출연해 유명세를 떨친 댄서 차현승을 차별하는 발언을 한다. 백진은 "춤을 추는 인플루언서라 해야 정확하다. 댄서라고 하면 안 된다. 지금 춤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정말 잘못된 예"라며 심지어 그를 "자격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비단 백진뿐 아니라 총 9명의 참가자가 그를 약자로 지목한다. 하지만 차현승은 첫 번째 미션인 '안무 카피'에서 보기 좋게 심사위원들의 리스펙트를 받아 1대1 배틀 지명권을 얻는다. 이 외에도 스승과 제자, 한때 절친이었으나 지금은 원수가 된 이들, 한솥밥 동료나 절친들의 경쟁 구도를 비추며 '스트릿 우먼 파이터' 서사의 전철을 밟는다. 이번 편의 노제와 같은 성장 서사의 주인공은 차현승이다.

Mnet은 자신들이 곧잘 해왔던 경쟁 구도의 자극적인 연출을 '비 엠비셔스'를 통해 양껏 발휘한다. 아이돌 출신을 여럿 출연시켜 '스우파'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던 채연과 달리 무리로 새로운 신경전을 형성하기도 한다. 펜타곤 키노가 "그들이 봤을 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아니"라고 한 발언은 또 다른 관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히 '비 엠비셔스'는 '관계성 맛집'이라 할 만하다. 이에 더해 각 스트릿 분야의 춤을 프로페셔널하게 춰보이는 댄서들의 전문성은 보는 재미도 확실하다. 락킹 크럼핑 힙합 걸리시 등을 구사하는 개성만점의 참가자들의 춤 실력은 연일 감탄을 유발한다.

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사진출처=Mnet '비 엠비셔스' 방송화면

러닝타임이 긴 이 예능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요소는 의외의 곳에서 나온다. '스우파' 출신 댄서들이다. Mnet은 불필요하게 느껴질 만큼 이들의 장면을 길게 늘어뜨리며 기시감을 준다. 가뜩이나 채널만 돌렸다하면 이들을 각종 예능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춤이 아닌 입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적잖이 피로하다. 특히 친분을 숨기지 않고 참가자를 평가하는 모습은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줬던 '인맥 힙합'에 이어 '인맥 댄스'의 연장선인 듯도 보인다. 모니카를 저격했던 브라더빈의 탈락도 비전문가의 시선으로 봐도 의문점을 낳는다. 그를 이긴 김정우 본인마저 얼떨떨해 했다. '비 엠비셔스'는 완성된 댄서들을 뽑는 곳이지, 성장을 지켜보는 '프로듀스'가 아니다.

그러나 Mnet의 모든 서바이벌은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그만큼 새롭지는 않으나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나름의 발전도 한다. 제작진은 쇼를 끌고 갈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전문 댄서들의 치열한 경쟁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인다. '비 엠비셔스' 역시 잘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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