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이창용 총재 "현재 금리, 중립 수준보다 낮은 건 분명"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05.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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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시장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를 2.25~2.5%로 기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 2월 전망에 비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예상치가 1%포인트(p) 이상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 결과 기준금리가 연 1.75%로 만장일치 0.25%포인트 인상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이 전원 일치로 인상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수준보다 낮은 것은 분명하다"며 "금통위에게 가장 우선적인 것은 중립금리 수준으로 현재 금리 수준을 수렴하게끔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문구 관련 "당분간을 향후 수개월로 해석하는 것이 저희의 의도와 부합한다"며 "다음달 통계청에서 5월 물가 상승률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5%가 넘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올해 물가 전망치가 상당히 높아졌는데 중립금리 수준 이상의 금리 인상 필요치 않다는 한은 입장은 변화가 없나
▶이번 물가 상승률 전망이 예상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서 실질 이자율을 보면 현재 수준이 중립금리 수준보다 낮은 것은 분명하다. 저희에게 가장 우선적인 일은 중립금리 수준으로 현재 금리 수준을 수렴하게끔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생긴 기타 영향 등을 보고 그다음에 판단하는 것이다. 중립금리 수준을 발표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선 여러번 논의돼왔는데 통계적으로 중립금리 수준은 연구마다 불확실성이 크다. 한은이 중립금리를 언급하게 되면 명확한 금리 움직임에 대한 단정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장단점과 다른 나라들을 참고해 금통위에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통화방문에서 '당분간'의 의미는 향후 3~4개월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 그렇다면 오는 7~8월 연속 인상을 시사한 것인가
▶당분간을 수개월로 해석하는건 저희 의도와 부합한다. 금리 운용 적용 시기를 명시적으로 이야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음달 통계청에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 예정인데 저희 생각으로는 5%가 넘는 숫자 나올 가능성 높다고 생각한다. 물가에 관한 자료가 얼마나 되고 7월에 2/4분기 자료 발표되고, 6월달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결정에 대한 중요 데이터가 나오기 때문에 지금은 물가에 중점을 둬서 통화정책을 운용할정도로 높다는 게 사실이지만 6~7 금리를 어떻게 움직일지는 데이터 보고 판단해야 한다.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지난번 빅스텝을 언급하다 이슈를 일으켰다 (웃음) 명확하게 말하자면 지금 물가, 성장 등 해외 요인 따라 불확실하다. 그 정도가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운용할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서 빅스텝을 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론적으로는 빅스텝 뿐 아니라 점진적 인상 등 모든 가능성 다 열어놨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는 시기는 언제일 것으로 전망하나
▶물가가 언제 피크에 이를 것이냐는 여러 가정에 달려있다. 기본적으로 유가가 올해 2분기에 배럴당 107에서 연말에는 99달러, 내년에는 90대 중반으로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이 연말에는 정상화되는 쪽으로 간다는 가정하에 물가를 예측해보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 5% 상승률 넘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그렇게 보면 물가가 피크(정점)이 상반기 보다 중반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유가는 좀 기여하는 포션(비율)이 낮아지더라도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가고 있고 식료품과 관련된 품목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서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4%를 가져가다가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곡물이나 식료품 물가가 높아지면 생계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 사람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베이스 라인 시나리오에 비하면 여러 위험이 있어서 물가는 상방 리스크(위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2.25%~2.5%인데 이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제가 빅스텝을 언급해서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가 올라갔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물가가 올라갔기 때문에 시장 기대 수준이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이주열 총재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2월 쯤에 올해 연말에 금리가 어느정도 될건지에 대해 1.75%~2%를 생각하고 그게 금통위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 그때에 비해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1%포인트 이상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 오늘 오전에 시장 상황을 봤는데 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나 주가 반응이 크게 변화 없는걸 보면 소통은 제 입장에선 잘했다고 생각한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성장을 희생시키면서 물가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경기 여건이라고 보나
▶스태그플레이션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물가 상방 요인은 있고 경기와 성장률이 둔화되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둔화되고 있는 것이 스태그라면 경제성장률 전망 2.7%이 낮은것이냐에 대한 질문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잠재성장률보다 (현재) 높은 상황이고 이것이 2% 밑으로 떨어지기엔 아직 버퍼(완충지역)가 있기 때문에 아직 스태그 위험을 이야기하기보단 물가 상방압력을 더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협력이라는 말이 성명서에서 나왔는데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나
▶양국 정상이 하신 말씀하신 것 중 외환시장 협상은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가 주관해서 진행하고 있어 협상 내용을 자세히 말씀드리기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큰 의미를 보자면 이번 두 정상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경제 상황만 보고 하는게 아니라 전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교역 투자에 중요한 요소라고 같이 언급하신 것이다. 구체적 방안은 기재부에서 이야기 하고 있고 중앙은행은 상시적인 협의 채널을 가지고 있어 그런 것들을 통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외환시장 뿐 아니라 외화자금 시장에 대해 위험 신호 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당장 다음주면 연준의 양적 긴축이 시작될텐데 우리나라 외화자금 시장이 충분히 튼튼하다고 보나
▶당연히 환율이나 자금 유출입은 중요한 경제 변수기 때문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현재 1260~70원대로 올라가서 여러분의 우려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환율이 올라간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중국 요인을 반영해서 우리 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 통화들이 같이 겪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 늘어났지만 전반적으로 경상수지는 500억불 흑자를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유심히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아직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은 물가안정 목표가 2%인 상황에서 인플레가 어느정도 레벨로 하락해야 성장쪽으로 방점을 옮겨갈 수 있나. 물가안정 목표를 2%대로 유지할 계획인가
▶저희들이 걱정하는 것은 기대심리가 올라서 물가 상승률이 5%보다 높아지면 높아진 물가 상승률이 임금을 자극하고 그게 확산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위험이 되기 전까지 기대 심리를 조절해야 하는데 성장률이 어느 수준인지 봐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양자를 균형있게 보며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플레가 장기적으로 2% 밑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선 선진국들이 지난 10년간 전세계 장기침체 때 논쟁이 있었다. 학문적으로 보면 기대 인플레를 올리기 위해 더 높게 (물가 목표를) 타게팅 해야 되는거 아니냐 등 굉장히 많은 답들이 있는데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다. 현 상태에서는 2%인 물가안정목표를 변화시킬 필요는 당분간 없다고 생각한다.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는 어떻게 보고있나
▶당연히 금리를 올리면 내수가 영향 받게 된다. 추가경정예산안이 물가 상승률에 0.2%포인트 영향 주는 것으로 본다. 추경은 자영업자 대상으로 미시적으로 하는 정책이기 떄문에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이 그것을 고려해서 금리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물가에 주는 효과에 집중하고 있는데 기준금리를 0.25%올리면 물가에 2년간 0.1%포인트 영향을 준다. 금리를 5번정도 올린다고 보면 0.5%정도 같은 기간에 영향을 주니까 절대 작은 양은 아니다. 물가와 성장 양쪽을 고려할 때 금리가 물가에 주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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