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민복권에 태극기 그림이 새겨진 이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5.2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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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통신원리포트](13화)멕시코 복권당국,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 기념 복권추첨…중남미 '한류' 교류 청신호

편집자주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BTS로 대표되는 K팝 등 한국의 콘텐츠들은 이제 새로운 물결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현상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한류 현상을 누구보다 빨리 체감하고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42개국 46개 지역에서 통신원 제도를 운영한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통신원들은 각국의 한류 이야기를 리포트 형태로 작성한다. 한달에 올라오는 리포트만 평균 100여건에 이른다. 머니투데이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공동기획으로 한류 통신원들이 전하는 소식과 그들의 이야기를 게재하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한 복권 추첨이 열리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주멕시코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한 복권 추첨이 열리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라틴아메리카 대표 한류 인기국가인 멕시코 국민 복권에 태극기가 새겨졌다. 국내 동행복권 로또에서도 찾을 수 없는 태권도와 사물놀이, 부채춤 같은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가 지구 반대편 나라의 복권에 담긴 것이다. 지난 60년에 걸쳐 생소한 한국문화를 멕시코에 전달하려는 민관 차원의 다양한 시도가 한류 신드롬과 맞물리며 멕시코에서도 주류 문화로 인정받게 됐단 평가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한글문화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조성빈 한류통신원은 지난 20일 추첨된 멕시코 국민 복권(loteria nacional)을 조명했다. 1등 상금이 1700만 페소(약 8억5000만원)에 달하는 지난 회차의 복권용지에는 태극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멕시코 국민복권에 태극기 그림이 새겨진 이유
해당 복권은 멕시코 국민 복권회가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념복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외문화홍보원을 통해 전 세계 28개국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관련 문화·관광·스포츠 콘텐츠 보급 및 교류를 촉진하는 한국문화원을 두고 있는데, 이 중 멕시코 문화원은 가장 활동이 활발한 곳 중 하나다. 그만큼 멕시코가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한류 수용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K팝 인기가 높다. CJ ENM (76,000원 ▼2,300 -2.94%)이 중남미 거점으로 멕시코를 삼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시장에서 진행하던 한류문화축제인 케이콘(KCON)을 2017년부턴 멕시코에서도 개최한 이유다. 지난해 '오징어게임' 열풍이 불었고, 최근에는 애플TV로 화제가 된 '파친코' 소설이 서점에서 완판되는 등 한류 콘텐츠 전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한-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이 올해 초 한국문화제를 개최하며 전통 옷인 한복까지 유통되기 시작했고, 멕시코시티는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고, 2017년 멕시코 대지진 당시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기억하는 차원에서 콰우테모크구에 '서울공원'(Plaza Seul)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조성된 테헤란로가 이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상당하단 평가다.
복권 추첨을 알리는 박영두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장(가운데). /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복권 추첨을 알리는 박영두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장(가운데). /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양국의 문화 교류는 한국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 '이건희 컬렉션'과 함께할 콘텐츠로 멕시코의 역사적 바탕인 아스테카 문명을 소개하는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오는 27일 알레한드라 프라우스토 게레로 멕시코 문화부 장관과 직접 아스테카전을 관람하고 수교 60주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기가 담긴 복권은 멕시코인들이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촉진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조 통신원은 "복권은 누구나 한 번쯤 길거리를 지나가다 사게되는 서민의 꿈이 깃들어 있다"며 "한국 그림을 새긴 복권이 멕시코 전역에 판매되며 한국과 멕시코 간 문화행사 참여를 장려하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두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장은 "K-시리즈물, K-축제, K-요리법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멕시코 사람들과 한국문화를 나눴다"며 "(태극기를 새긴) 국민 복권의 추첨은 한국과 멕시코 간 강한 우정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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