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합시다"...거리에 쌓여있던 쌀 포대 450개가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정혁수 기자 2022.05.17 16:25
글자크기
"대화합시다"...거리에 쌓여있던 쌀 포대 450개가 사라졌다


"대화합시다"...거리에 쌓여있던 쌀 포대 450개가 사라졌다
지난 2월 이후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개 농민단체들이 쌀값하락 방지대책을 요구하며 정부세종청사 5동 주변에서 벌여온 대규모 야적투쟁이 4개월여 만인 17일 완전 해소됐다.

이 단체들은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산 쌀 시장격리 조치 결과를 두고 "정부가 낙찰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쌀 나락 800kg짜리 톤백(포대) 450개를 농식품부 정문 주변 인도에 쌓고 정부의 성의있는 대화를 촉구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톤백 450개'는 농민단체 입장에서 '정부의 불통'에 저항하는 상징이 돼 왔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이 윤석열정부 첫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같은 교착상태에 변화가 감지됐다. 정 장관이 직접 하원오 전농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양측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당부하면서 농민단체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후문이다.

정 장관은 이달 11일 취임식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현장과 소통하지 않는 정책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과 분위기에 있어서도 농업단체 등 정책고객은 물론 언론·국회 등 관계자와 적극적인 만남과 소통을 부탁했다.

한 국장은 "정 장관이 간부회의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며 "농업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의기투합해야 서로 신뢰가 쌓일 수 있고 그래야 국민이 공감하는 농정을 펼칠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부터 끝없는 파행을 겪고 있는 낙농제도 개선 문제도 변화가 기대된다. 낙농가와 농식품부는 원유가격 산정방식을 놓고 10개월째 '강대강' 대치를 계속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 장관은 이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은 직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수개월째 단체농성을 벌이고 있는 축산단체 농성장을 직접 찾아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를 위로하고 가까운 시일내 '조건없는 대화재개'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한 조합장은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농정의 수장인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찾아와 우리의 주장을 경청했다는 건 매우 전향적인 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