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수출길 열어달라"…유엔, 항구 장악한 '러'와 협상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05.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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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유엔이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 길을 열기 위해 러시아 등과 협상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칼륨 비료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일부 완화해주는 대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산 곡물 선적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2020∼2021년 옥수수와 밀 4150만 톤을 수출했다. 이중 95%가 흑해를 통해 이동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 연안 항구가 모두 봉쇄된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대륙 등 곡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에서 식량난이 초래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식량 가격 급등과 식량 공급 부족이 우크라이나 곡물 의존도가 높은 빈곤 국가에서 사회적 불안과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협상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곡물뿐만 아니라 작물 재배에 필요한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칼륨 비료도 수출 길이 막힌 상태다. 서방의 제재 때문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들 국가의 칼륨 비료 수출 제한을 완화해주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일부 허용해달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다.



사무총장의 제안이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과 비료 공급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터키를 방문해 전쟁으로 인한 식량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와 별개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철도 및 도로 등 육로와 다뉴브강을 통한 수로 운송을 논의 중이다.

흑해 연안 주요 국가인 터키는 흑해의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 운행을 관리하는 형태로 협상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터키는 흑해에서 출발한 선박들이 에게해를 거쳐 지중해로 이동할 때 통과해야 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제 중이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9일 주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위한 결의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회의에서 구속력 있는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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