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짜 무너질라"...中, 침체된 부동산에 심폐소생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05.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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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파트 자료사진중국 아파트 자료사진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매 부진에 기업들은 개발 의지를 상실했다.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한 부동산 규제가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블랙홀이 된 모양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전날 발표한 1~4월 전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3조9154억위안(약 73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이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3%를 기록한 이후 2년만이다. 부동산 개발 기업들이 개발 부지 매입을 꺼린 영향이 가장 컸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이 기간 기업들의 부동산 기업들의 토지 매입 면적은 1766만㎡로 전년 동기 대비 46.5%, 신규 착공 면적은 3억9739만㎡로 26.3% 줄었다. 주택 매매 면적 역시 20.9%, 분양 면적은 25.4% 감소했다. 거래액은 29.5% 급감했다.

부동산 산업 전체가 깊은 침체에 빠진 것으로, 국가통계국이 전날 함께 발표한 소매판매나 산업생산 감소와는 결이 다르다. 1~4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0.2%(4월 한달 -11.1%) 감소, 산업생산은 4.0%(4월 한 달 -2.9%) 증가에 그친 이유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전면적 혹은 부분적 봉쇄 영향 때문이었지만 부동산은 경제 사정 전반을 반영한다. 봉쇄가 해제되면 생산과 소비가 정상궤도로 돌아갈 수 있다지만 부동산 거래가 온전히 회복할 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베이커 연구원 쉬샤오러 수석시장분석가는 "올해 들어서만 100개 넘는 도시에서 부동산 시장 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반복되고 경기 하방 압력이 고조되면서 인민 소득 수준이 낮아졌다"며 "자연스럽게 위험 자산(부동산) 선호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광둥성 주택정책연구센터 리위자 수석연구원은 "정책적 규제 완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무너진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기업 융자 총량규제를 단행했다. 전체 은행대출 잔액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돈줄을 죘다.


이후 헝다 등 부동산 대마들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돈을 떼일 것을 걱정한 소비자들이 분양을 회피했다. 그 결과 부동산 개발과 거래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올해 5.5% 안팎 성장률을 내건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 회복은 반드시 풀어가야 할 과제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봉쇄, 소비심리 악화, 부동산 정책 자체에 대한 강한 불신이 시장 회복을 방해한다.

이틀 전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모기지 금리 기준인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에서 0.2%p 내린 4.4%로 조정하면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나섰다. 4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5.1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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