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비싸게 팔아 미안하죠"...'먹자골목' 찾아간 추경호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2.05.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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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찾아 빈대떡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찾아 빈대떡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근처에 있는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방문, "원자재 가격과 물가 등 민생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가용 정책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추 총리대행은 '서촌 먹자골목'으로도 불리는 이곳을 방문, 골목 구석구석에 있는 식당과 국수제조업체 등을 찾아가며 코로나19(COVID-19) 방역상황과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소상공인의 현장 애로사항을 점검했다.



그는 이날 만난 소상공인들에게 "추가경정예산안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국회를 통과해 필요한 지원이 적기에 전달될 수 있도록 국회와의 협의와 집행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현장방문은 지난 12일 국회에 제출된 2차 추경의 편성 취지와 26조3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방안 내용을 설명하고 현장 목소리를 모아 국회 논의와 집행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이뤄졌다. 정부와 제분업계가 공동으로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90%를 한시 지원하는 정책에 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추 총리대행은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 정도와 최근 방역조치가 종료되면서 경영이 개선됐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또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상승이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매출 회복세가 시작됐다면서도 누적된 채무와 이자부담, 밀가루 가격 상승 등에 대한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시장 내에서 국수가게를 운영하는 안재훈 효자국수 사장은(63)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어 걱정이 많은데 인도에서 밀 수출을 금지했다는 뉴스를 보고 또 가격이 오를까봐 우려된다"며 "손님들도 가격이 다 오르니 당연하게 생각해주지만 파는 입장에서는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한 음식점에서 소상공인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사진=뉴시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한 음식점에서 소상공인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사진=뉴시스
현장 방문 이후 추 총리대행은 인근 소상공인 11개 업체 대표와 함께 현장간담회도 진행했다. 추 총리대행은 "직접 와보니 청와대 인근에 관광객도 많아지고 코로나19 상황도 호전되면서 그나마 상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안에 소상공인들께 많게는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국회 예산으로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조속히 심사를 마쳐서 상인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밀가루 등 원료가격 상승까지 겹쳐 현장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촌 먹자골목 내 공용화장실과 공용주차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매출 10억원 이상 상인에게도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또 구인난 해결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홍미순 한옥달 대표(54)는 "곳곳에서 직원들 구하지 못해 쉬는 가게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우리 가게도 일할 사람이 없어 제가 주방 막내로 설거지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살펴봐줬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추 총리대행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분들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 손실보상 보전금이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추경안은 다음주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고 통과된다면 조기 집행되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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