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자유' 취임사 관통…"승자독식 아닌 연대와 박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서진욱 기자 2022.05.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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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대통령 취임]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는 '자유'로 선명하게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로서 자유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인권과 경제성장, 안보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반을 관통해 연설했다.

특히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한 연대와 박애 정신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 "민주주의 위기, 가장 큰 원인은 반지성주의"
윤 대통령은 10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취임사에서 국내외적 위기 상황을 먼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국내적으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다"며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 위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윤 대통령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
그러면서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청년 시절부터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탐독하는 등 자유의 가치를 깊이 고민해왔다.


윤 대통령은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역설했다.

이어 "자유는 보편적 가치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는 설명이다.

사회안전망과 복지도 자유 시민의 조건 측면에서 접근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이런 것 없이 자유 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리고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해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취임식 단상으로 걸어서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취임식 단상으로 걸어서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양극화와 사회 갈등 해결 위해 '빠른 성장' 강조
사회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빠른 성장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혁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나라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2022.5.10/뉴스1
윤 대통령 "북한, 핵개발 중단한다면 담대한 계획 준비"
안보 문제도 자유의 맥락에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며 "그리고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전 세계 어떤 곳도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의 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그룹에 들어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도 대한민국에 더욱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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