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은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을 통한 고용안정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미래차 공장 국내 신설 등이다. 협상을 해봐야 겠지만 업계에서는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안에 대해 가장 대립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년연장은 더욱 어려운 문제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인력조정을 자연감소에 기대고 있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의 경우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매년 2000명 안팎이 정년퇴직 대상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정년퇴직 예정자는 약 1만2600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을 1년 늘리면 현대차가 기대한 자연감소 효과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고, 이 비용은 차량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추격을 뿌리치고 테슬라를 붙잡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가격, 성능 모두를 잡아야한다. 노조의 요구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로 파업이 벌어지거나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 더 나아가 미래 계획까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2030세대 직원들도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에는 거부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정년 연장을 볼모로 임금 인상을 내줄수도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지만, 오래 다녀야 하는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직원도 많다. 30대 기아차 직원 A씨는 "중장년층 중심인 노조가 정년연장을 요구하며 경쟁력을 깎아먹는데, 이는 결국 젊은 직원들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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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요구에 힘이 실리려면 그 요구가 상식적이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정년연장과 퇴직자만큼의 신규채용이 현 상황에서 가능한 일인지,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면 회사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