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동훈 딸 공동저자 전자책, 美아마존 서점서 사라져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22.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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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딸 저자 목록서 17분새 4권 빠져…자신과 단체 명의 도서만 남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시스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전자책 여러권이 미국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유료로 판매되다 자취를 감췄다.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6일 오후, 한 후보자의 딸 한씨의 영문명이 적힌 아마존닷컴 저자 페이지 정보에 변동이 있었다.



오후 2시58분 기준 아마존닷컴에선 판매 중으로 표시된 '킨들' 전자책 9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 전자책 목록은 △한씨가 다른 사람과 공동저자인 4권과 △한씨와 자신의 단체 이름만 올린 5권으로 구성돼 있었다. 권당 개별 구매 가격은 0.99달러부터 9.99달러까지 다양했다.

그런데 17분 후인 오후 3시15분 기자가 저자 페이지를 다시 확인했을 때는 다른 사람과 공동저자인 전자책 4권이 목록에서 모두 사라져 있었다.



사라진 전자책들은 기자가 제목을 직접 입력해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다. 저자 페이지에는 한씨와 자신이 설립한 단체만 이름을 올린 △과학책 2권 △수학 워크북 2권만 남아 있었다.

공동저자인 전자책들이 목록에서 사라지기 전 머니투데이가 저자 페이지를 확인하면서 확보한 목록에 따르면 사라진 공동저자 전자책 4권은 '팬데믹 타임즈 매거진(The Pandemic Times Magazine)' 3·6·7·8호였다.

이들 중 3호의 세부 저자 목록에는 한씨를 비롯한 저자 50명의 성명이 실렸다. 이들은 김·이·최·박 등 한국식 성씨를 갖고 있었다.


또 전자책 목록을 통해 보이는 팬데믹 타임즈 매거진 3·6·7·8호의 요약 저자 목록에는 한씨와 함께 한국인으로 보이는 A씨와 B씨가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같은 성씨를 지니며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A·B씨는 한씨처럼 해외 학술지에 각각 공동저자로 여러 건의 문서를 투고했다.

학술지 검색 결과 A씨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가짜뉴스 감지'라는 문서를, 한씨가 '헬스케어에서의 머신러닝'라는 문서를 투고한 이력이 있었다.
팬데믹 타임즈 매거진의 아마존닷컴 판매 페이지에 6일 밤 8시30분 접속을 시도했을 때 나온 오류 페이지./사진=아마존닷컴팬데믹 타임즈 매거진의 아마존닷컴 판매 페이지에 6일 밤 8시30분 접속을 시도했을 때 나온 오류 페이지./사진=아마존닷컴
6일 장관 후보자 준비단은 한씨가 활동한 영문 홈페이지 '팬데믹 타임즈(The Pandemic Times)'에 대해 기자들에게 오후 2시42분쯤 해명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날 준비단은 최근 폐쇄된 팬데믹 타임즈가 "한 후보자의 딸을 포함한 십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과학기술계의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소개하는 워드프레스 기반의 영문 홈페이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시된 글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친 '논문'이 전혀 아님은 물론이다"라며 "마치 논문을 부정하게 써서 학술지에 부정하게 게재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왜곡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후보자의 딸이 "국내 기관, 연구소 등에서 발표한 국문 보도자료, 인터넷 검색자료 등을 토대로 글을 썼다"며 "다양한 주제의 영문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밝혔다.

팬데믹 타임즈 매거진은 유료로 판매됐다. 3호와 6호는 3.99달러, 7호는 5달러, 8호는 9.99달러의 가격이 매겨졌다.

이날 머니투데이 기자가 아마존닷컴서 전자책 정보를 삭제한 게 한씨 측인지 묻자 준비단 측은 "저희가 한 건 아닌데, 각 공저자 측에서 각자 판단 하에 본인들도 이상한 취재 관련한 공격 메일이 많이 와서 각자가 그랬을 수는 있다"고 답했다.

준비단은 A·B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미성년 자녀 문제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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