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지사에 공천 신청한 김은혜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신청자 면접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초선 김은혜, 유승민 꺾고 경기지사 후보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은혜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함께 경선을 치른 유승민 후보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이번 경선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당원 선거인단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각각의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의원은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김은혜, 윤심 업고 승리…전국구 정치인 발돋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대위에 합류하는 국민의당 청년 당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청년본부 주성현 위원. (공동취재) /사진=뉴스1
김 의원 출마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의원은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논란이 경선에서 불리하게만은 작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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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지방선거 투표율은 통상 60% 정도로 지지층 결집이 가장 큰 동력이 된다"며 "김 의원이 당심에서 우위를 보인 것을 감안해도 여론조사에서 어느 정도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장동 저격수'로서 다소 강경한 이미지를 가졌음에도 중도개혁 성향의 유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단 점에서 본선 경쟁력이 높게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심과 민심이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모든 분들(당원, 일반 국민)은 본선 경쟁력이 누구에게 더 있는가에 대해 의사표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 기자 출신의 김 의원은 이번 경기지사 경선 승리를 계기로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단 평가가 나온다.
재기 실패한 유승민…민심 우위에도 당심서 밀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민심에선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김 의원 출마 이후 당심이 김 의원에게 급격히 쏠린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심재철 전 의원은 경선을 포기하며 김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경기도 내 최다선 현역인 김학용 의원도 공천관리위원직에서 사퇴하고 김 의원 캠프에 합류했다.
유 전 의원 캠프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해단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아직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계 은퇴를 발표할 것으로 추정한다.
박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의 등장으로 보수의 기존 판이 물갈이 됐다. 두 차례의 패배로 유 전 의원이 보수에서 영역 확장이 쉽지 않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중도확장성을 현실 정치에서 적용시키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윤심' 후보 경선서 잇단 승리…향후 尹 부담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반송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윤심이 밀어올린 후보가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책임은 후보뿐 아니라 윤 당선인에게 갈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키를 쥐고 있는 경기도·충청에서 김은혜, 김영환(충북지사), 김태흠(충남지사) 후보 선출에 윤심이 반영됐는데 결과가 나쁘면 대통령이 흔들리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이들이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아직 당내 기반이 부족한 윤 당선인이 보수진영 내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