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누르면 600원"…배민 클릭광고 도입에 자영업자 '부글부글'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04.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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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오는 28일 '우리가게클릭' 출시…클릭당 200~600원 과금
자영업자 "광고비 부담 이중삼중…울며겨자먹기로 광고비 내야"

/사진=우아한형제들/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오는 28일 출시하는 광고상품 '우리가게클릭'에 대한 자영업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민은 "더 많은 이용자에게 가게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들은 외식업계 광고경쟁이 가열돼 부담이 이중삼중으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배달경쟁이 치열해진 점을 고려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광고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8일 우리가게클릭 광고상품을 새로 선보인다. 배민 앱 메인화면이나 검색결과에 가게 노출횟수를 늘리는 상품으로, 자영업자가 최소 5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예산을 설정하면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을 차감하는 CPC(클릭당 과금) 방식이다.



CPC 광고는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많은 플랫폼 기업에서 활용하는 수익모델(BM)이지만 배민에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배민은 △자영업자가 월 8만8000원에 특정 지역에 깃발을 꽂아 가게를 노출하는 정액제 광고 '울트라콜' △앱 상단에 3개 업체를 무작위 노출하되, 주문건당 6.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 광고 '오픈리스트'만 운영해왔다.

CPC 광고 둘러싼 엇갈린 시선…"광고비부담 증가" vs "수익 창출 기회"
우리가게클릭 적용 이미지. /사진=우아한형제들우리가게클릭 적용 이미지. /사진=우아한형제들
우리가게클릭은 오픈리스트를 이용하는 점주만 추가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오픈리스트 이용 점주 입장에선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도 월 최대 300만원의 광고비를 추가로 내야 한다. 매출이 발생해도 6.8% 수수료에 최대 600원의 광고비가 더해진다. 이에 한 자영업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클릭당 주문율이 15% 내외"라며 "여기에 신규 광고를 더하면 광고비가 지금보다 10배 정도 오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쟁업체가 악의적으로 클릭 수를 늘려 광고비 폭탄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배민은 중복클릭은 과금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배민은 "동일한 가게라면 회원, 비회원 무관하게 이용자당 1회의 클릭만 과금한다"며 "30분 이상 앱에서 활동이 없을 경우에만 추가 과금된다"고 말했다. 이상행동을 나타내는 케이스에 대해서도 과금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선 CPC광고를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CPC 광고는 도달률과 관계없이 최대 수천만원을 내야 하는 다른 광고상품과 달리, 이용자가 클릭한 횟수만큼만 비용을 내면 돼 중소업체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광고주도 대거 몰리고 있다. 쿠팡이츠 역시 광고로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값의 5~50%를 광고비로 내는 상품을 운영 중이다.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배민은 앱에 접속해 주문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8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 광고비를 들여 노출 기회를 늘리는 게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 이용자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앱을 방문하기 때문에 클릭 주문전환율이 높은 편"이라며 "이에 본인 가게를 추가 노출해 수익을 늘리고 싶다는 점주들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매출 2배인데 영업익은 6분의 1…올해 실적개선 '박차'
올해 배민의 실적 개선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이 2조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곱절이 됐으나,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2020년(581억원)의 6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단건배달 '배민1'(배민원)·'B마트' 등의 성장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라이더에게 제공하는 배달비가 급증하면서 영업비용도 2배 이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부터 배달비 현실화에 나섰다.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만 받던 배민1 프로모션을 종료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광고상품까지 추가하며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수년간 적자를 내왔는데 언제까지 돈을 쓰기만 할 순 없다"라며 "이익을 내야 새로운 서비스와 실험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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