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쿄 BOJ 총재는 이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상당히 급속한 환율 변동"이라며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은 (경제) 마이너스(-)를 키운다"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이날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서 환율이 좋다고 볼 수 없다"며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 높아진 원자재 비용과 여전히 느린 일본의 임금 상승세를 언급하며 엔화 약세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스즈키 재무상은 엔화 환율 변동과 관련 미국 등 통화당국이 밀접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3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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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기존의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엔저 가치에 대한 '마이너스' 평가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 전체에 플러스가 된다는 평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엔화 가치 안정화를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또 "지금의 물가상승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라며 일본 정부의 목표 물가상승률이 2%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화 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후 2시 15분 현재 달러·엔화 환율은 126.61엔과 126.62엔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최근 엔저 현상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에 양국의 장기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하며 최악의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0엔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는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20%가량이 더 떨어진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