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13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26.26엔까지 치솟아 엔화 가치가 2002년 5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달 초 달러·엔 환율(114~115엔대)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엔화 가치가 10%가량 추락한 셈이다. 환율과 화폐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긴축정책으로 미국의 장기금리가 오르는 사이 일본 금리의 상승세가 억제되면서 양국 간 금리격차가 커졌고, 이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환율에도 변동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18일에도 "엔저가 전체적으로 경제와 물가를 모두 밀어 올려 일본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기본 구조는 변함이 없다"며 엔화 가치 하락에도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엔저 현상을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달러·엔 환율이 150엔까지 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지금보다 20%가량 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산업 구조 역시 엔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일본의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돼 엔화 약세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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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ING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 엔화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하락폭이 큰 통화 중 하나가 됐다"며 "이는 매파적인(통화긴축 선호) 연준과 비둘기파적인(통화완화 선호) 일본은행, 주요 화석연료 수입국인 일본의 무역 충격이 합쳐진 '퍼펙트 스톰'이 형성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