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전세 살겠다" 당첨자 90%가 서울 아파트 포기한 이유[부릿지]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양채은 인턴PD, 신선용 디자이너 2022.04.1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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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에서 미계약된 아파트가 늘고 있다. 청약 물량이 나왔다 하면 많게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작년과는 대조적인 상황. 서울 신축 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값이 오른다는 믿음이 깨진 결과다. 지난해 7월 분양한 서울 두 곳 단지는 아직도 물량을 털어내지 못한채 일곱번째 무순위 청약을 앞두고 있다. 미계약된 단지의 특징은 무엇일까? 앞으로 서울 분양 시장은 어떻게 될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올해 상반기 서울 분양 시장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남은 주요 분양 단지를 정리해봤다.



전체 가구수 90% 미계약된 서울 아파트
"차라리 전세 살겠다" 당첨자 90%가 서울 아파트 포기한 이유[부릿지]


조한송 기자



올해 (11일 기준) 서울에서는 총 6개 단지가 아파트를 분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 분양 시장 특징이 있다면 미계약 발생 단지가 늘었다는 겁니다. 결과를 앞서 말씀드리면 총 6개 단지 중 계약을 모두 마친 곳은 한 곳이고요. 두 곳은 미계약, 나머지 세 곳은 아직 계약 등을 진행 중인데 미계약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에서 18가구의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1순위 청약에서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았던 곳입니다. 그런데도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추첨 과정에서 예비당첨 400번대도 계약을 포기하면서 물량을 다 털어내지 못했습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설 '칸타빌 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도 미계약된 198가구에 대해 지난 1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추첨 절차를 거쳐 총 216가구 중 90%를 웃도는 19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서 입니다. 서울에서 200가구 규모가 미계약으로 남은 것은 2019년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단지는 11일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5개 주택형에서 접수 건수를 다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한화 포레나 미아' 역시 미계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1순위 당해지역 경쟁률이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서울 브랜드 대단지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밖엔 서울에선 거의 1년 가까이 미계약을 털지 못한 단지가 두 곳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동대문구 소재 브이티스타일(75가구)과 관악구 소재 신림스카이아파트(43가구)입니다. 이 두 단지는 각각 이번 달 7회차 무순위 청약을 할 계획입니다.


" 이 가격이면 차라리 전세 살지.." 뿔난 수요자들
"차라리 전세 살겠다" 당첨자 90%가 서울 아파트 포기한 이유[부릿지]
조한송 기자

앞선 서울 6개 단지 중 유일하게 계약을 마친 곳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입니다. 지난 2월 중순 일반분양 106가구를 모집했는데요. 최고 경쟁률이 59㎡(이하 전용면적)에서 나왔는데 20가구 모집에 7938명이 몰려 396.9대 1을 기록했습니다. 분양가는 59㎡ 기준 최고가가 6억7100만원이었는데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총 156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데다 지하철 역과도 거리가 있는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이점으로 수요자가 몰렸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단지가 미계약된 결정적인 원인은 분양가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들 단지 모두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습니다. 분양가가 높은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서입니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에서 민간택지 분상제를 도입했는데요. 이때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강북구와 관악구 구로구 등 서울 7개구는 규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통상 분상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30~40% 저렴하게 책정돼 당첨만 돼도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단지는 분상제 미적용 단지라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공급됐고 수요자들이 이를 '고분양가'로 받아들이면서 미계약이 발생했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논란이 컸던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최고가 기준으로 59㎡B타입, 그러니까 24평형의 분양가가 9억2490만원이었습니다. 78㎡의 분양가도 11억4780만원에 달해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습니다. 수요자들은 이 단지에 대해 "분양가가 미쳤다" "저 분양가면 더 넓고 좋은 곳에서 전세로 살다가 내후년쯤에 5~10년된 아파트 매매를 노려보겠다" 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라리 전세 살겠다" 당첨자 90%가 서울 아파트 포기한 이유[부릿지]
기다려 볼만 한 주요 분양 단지는?
청약 전문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분석할까요.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금 수요자들은 주요 인기 지역 청약이 미뤄지면서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생각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나오자 청약 가점을 포기하고서라도 구축을 매매해야 하나 고민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기간 거래량 역시 늘지 않았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는 6만268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2월(10만7119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입니다. 아파트 거래 규모는 지난해 4월 이후 점진적으로 줄었습니다. 대출 규제 등의 여파도 영향을 미쳤겠으나 다수는 대기 수요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수요자들이 기다리는 주요 분양 단지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먼저 동대문구 이문3구역이 있겠습니다. 조합 취재 결과 현재 조합원 동호수 추첨이 끝났고 이달 말에 총회를 마치면 오는 5월 초에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부릿지'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 양채은 PD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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